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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CBT로 무엇을 보여줬나…"빨리 나왔으면"

2016-08-29 12:05 | 김정우 기자 | tajo81911@gmail.com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스마일게이트가 결국 사고를 쳤다. 지난 24일부터 5일 간 진행된 ‘로스트아크’ 비공개 사전 테스트(CBT)가 유저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것.

로스트아크는 지난 수년간 이렇다 할 대작을 찾기 어려웠던 우리나라 PC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시장에 스마일게이트가 내놓을 야심작이다. 지난 2014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트레일러 영상을 선보이며 ‘한국 게임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수식어까지 따라 붙었다.

1차 CBT 마지막날인 28일 서버 종료 직전 로스트아크의 채팅창은 “벌써 종료라니 믿을 수 없다”, “언제 나오나”, “계속 하고 싶다”는 등 유저들이 아쉬움을 표하는 글로 도배됐다. CBT 첫날 간간히 볼 수 있던 불만 표현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로스트아크가 이처럼 기대와 호응을 모은 배경은 크게 게임 자체 수준과 업계 근황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2년 전과 이번 1차 CBT 직전 공개된 영상에서 보여준 로스트아크의 그래픽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이 가장 컸다.

2000년대 중반 이후 MMORPG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이온’ 등과 달리 풀 3D가 아닌 전통적인 쿼터뷰(위쪽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각) 방식으로 액션의 세부 묘사와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강점을 보였다.

실제 이번 1차 CBT에서 만난 로스트아크의 그래픽도 완성도가 높았다. PC 사양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현행 평균 사양에서 꽤 우수한 그래픽을 보여줬다. 로스트아크의 권장 사양은 i5 이상의 CPU에 엔비디아 지포스 GTX660, RAM 8GB 수준이다.

이질감 없고 눈이 편한 색감과 과하지 않은 스킬 연출, 자연스러운 모션 등이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게임 중간 영화처럼 시점을 바꿔가며 보여주는 연출은 유저들의 극찬을 받았으며 눈이 휘날리는 효과나 무른 땅에 남는 캐릭터의 발자국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여기에 ‘디아블로’ 시리즈와 유사한 ‘핵 앤 슬래시’ 스타일을 적용해 아케이드성을 높인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기존 MMORPG들이 지나치게 복잡한 시스템과 많은 콘텐츠를 구현하는 추세였다면 이에 지친 최근의 유저들은 로스트아크와 같이 단순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최근 그마나 국내 MMORPG의 명맥을 유지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 매우 복잡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부터 다양한 게임 내 생활 시스템으로 마니아층의 호응을 받으면서도 다수 유저들의 접근에 한계를 지녔다는 점이 로스트아크와 반대라고 볼 수 있다.

게임 파악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검은사막과 달리 로스트아크는 몇 시간만 플레이해도 메인 스토리와 시스템에 완전히 적응하고 즐길 수 있다. 또 진행 방향과 완전히 일치하는 선형 방식의 퀘스트 구성도 게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다. 여기에 채집 등이 가능한 ‘생활레벨’ 시스템도 빠지지 않고 구현돼 있다.


다음으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 이후 검은사막 외에 흥행에 성공한 MMORPG를 찾기 어려운 업계 근황도 로스트아크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오버워치’와 같이 게임성 강한 FPS(1인칭 슈팅)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AOS라는 신규 장르가 각광을 받는 추세의 영향이다.

로스트아크가 쿼터뷰 방식의 핵 앤 슬래시 방향을 설정한 것도 이 같은 MMORPG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로스트아크와 정면으로 경쟁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이터널’이나 다음달 1일 2차 CBT를 앞둔 웹젠의 ‘뮤 레전드’가 유사한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산 게임들은 외산 대작 게임들에 밀려 힘을 못 쓰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장기 독주를 깨고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넥슨의 ‘서든어택2’가 출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논란 속에 서비스를 종료하고 그나마 순위권에 있는 국산 게임들도 신작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로스트아크가 단 5일 만에 유저들을 완전히 몰입시키고 기대감을 키운 것은 고무적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이터널과 함께 전통적인 국산 게임의 텃밭인 MMORPG에서 대작 타이틀 경쟁을 벌이게 되면 국산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은 회복될 수 있다.

지금 유저들은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 2차 CBT를 기다리면서 게임 밸런스를 망치는 기형적인 유료 아이템을 운영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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