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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강남 재건축 강북 재개발로 비화…"8.25 대책 무색"

2016-09-01 19:00 | 조항일 기자 | hijoe77@mediapen.com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에 이어 강북 재개발의 분양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올해 초 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대출 규제 시행을 비롯해 최근 가계부채 대책까지 발표하면서 분양시장의 '고공행진'을 잡겠다는 정부의 안간힘에도 강남·강북 재건축 시장은 연일 뜨겁게 달구어져 가고 있다.

1일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과 강북 재개발 등 도시주택정비사업 단지의 집값이 들썩이고 입주권 딱지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때맞춰 재개발과 재건축단지가 달아오른 시장에 편승, 분양 채비가 한창이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분양단지는 총 37곳이다. 이가운데 일반분양은 약 1만7000여가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정도 많은 물량이다.

비수도권 분양시장이 과잉공급 여파로 미분양 논란에 휩쌓이면서 침체기로에 들어선 반면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만은 예외다. 노후 주택이 늘어나나 택지 고갈로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부족인 이유에서다. 

더욱이 이번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내용 가운데 향후 주택공급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기면서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서울 내 분양단지에 청약자들이 쇄도하고 있다.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도 서울 강남 재개발·재건축 열기를 잠재울 수 없었다. 강남의 재개발·재건축 열기는 사그라들기는 커녕 강북권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달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견본주택 현장./사진=현대건설 제공.


실제 지난달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고분양가 책정에 분양이 미뤄지는 등 진통을 앓은 가운데 최종적으로 3.3㎡당 평균 4310만원이 책정됐다. 결과는 평균 1순위 청약률 100대 1이라는 올해 서울·수도권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4월 분양한 개포주공 2단지 '래미안블레스티지'도 평균 33.6대 1의 경쟁률로 올해 강남발 재개발·재건축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개포주공 재건축이 성공적인 분양을 이어가면서 인근의 압구정 현대아파트, 강동구 둔촌 주공,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 대표적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이 3.59% 상승한 것과 비교해 같은 기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아파트는 9.3%나 오르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의 2배 이상 뛰어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개포동 인근 N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 단지임에도 100대 1의 경쟁률을 보인만큼 현금보유자가 많다는 증거"라며 "공급이 부족한 강남의 특성상 향후 가계부채 대책과 맞물리면서 더욱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높아진다 해도 당분간 흥행불패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발 재개발·재건축 열기는 강북권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주 분양한 '래미안 장위1구역'은 40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8510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평균 21.12대 1이라는 결과를 보였다. 

당초 고분양가 논란과 함께 역세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입지로 1순위 청약에서 고전이 예상됐지만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장위뉴타운을 비롯해 올해 연말까지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마포구 북아현뉴타운 등과 서대문구, 동대문 등 재개발·재건축 단지들도 호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장위동 K부동산 관계자는 "9억원 이상 신규단지가 없는 만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지역으로 실수요자는 물론 강남권 일부 투자자들도 강북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문의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T부동산중개사는 "강남 개포 재건축 1호인 개포2주공 '래미안 블레스티지' 성공분양 이후 개포 집값이 급등, 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에서 래미안이 주택 매매값과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며"래미안 장위1이 분양에 성공할 경우 5구역 등 장위뉴타운 8개 구역의 분양가는 자동적으로 상승하고 입주권 딱지값도 오를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서울의 분양시장 특성상 향후 입지의 호불호에 따라 평균 청약률이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1순위 마감은 대부분 무난할 것"이라며 "지방과 달리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열기가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8.25 가계부채 대책으로 인한 시장의 영향에 대해서는 "한층 뜨거워진 열기를 잡기에는 이번 대책에 허술함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올해 또는 내년까지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제동을 걸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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