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7선 의원인 이해찬 의원이 행정부시장에게 직접 민원해결 전화를 넣는 등 요란하게 제기한 민원 해결로 인해 세종시청이 퇴비 성분까지 분석하고 결국 농민 A씨는 뿌려놓았던 퇴비 15t을 수거해 다른 곳으로 옮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1일 세종시청에 따르면 시청 환경정책과는 이해찬 의원 집 근처에서 문제의 퇴비를 회수, 전문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가축 분뇨를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퇴비화 기준이 있는데, 이 의원 근처에 뿌려진 퇴비 성분이 그 기준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주민 A씨는 이 의원의 전원주택 주변 밭에 아로니아 재배를 목적으로 퇴비를 뿌렸다.
일반적으로 퇴비를 뿌리고 늦어도 1주일이면 냄새가 대부분 희석된다.
퇴비 냄새를 참지 못한 이해찬 의원 측은 12일과 18일 두 차례 세종시 축산과와 조치원읍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은 처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세종시청 담당 직원은 "시간이 많이 지났고, 퇴비를 뿌린 밭을 이미 갈아엎어서 냄새가 많이 희석돼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의원, 행정부시장에게 직접 민원해결 전화…농민 A씨, 퇴비 15t 수거해 다른 곳으로 옮겨./사진=이해찬 공식페이스북 페이지
냄새를 참지 못한 이해찬 의원은 행정부시장에게 "퇴비 냄새가 심하다"며 직접 전화를 했다.
이 의원의 전화를 받은 후 세종시청 간부들이 수시로 현장에 나갔고 퇴비를 뿌렸던 A씨를 계속해서 만났다.
결국 농민 A씨는 사흘 뒤인 21일에 땅에 뿌린 퇴비 15t을 모두 수거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새누리당 세종시당은 이와 관련, 성명을 내고 "농민의 생계 터전인 농지 근처로 국회의원이 이사를 했다고 퇴비를 수거하면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냐"며 "축산시설 악취로 고생하는 수천명 민원보다 전동면에 거주하는 한 사람의 악취 문제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세종시 행정을 시민들이 어떻게 볼지 의문"이라며 이해찬 의원의 특권의식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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