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민주 대표가 6일 국회대표연설에 민생과 통합의 정치를 역설했다.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된 후 첫 국회본회의 연설이었다.
추대표는 일성으로 위기에 처한 민생경제부터 살리자고 했다. 대립과 분열을 해소하자고 했다. 대화와 통합의 정치를 하자고 했다.
추대표는 보수 진보 진영논리를 떠나 실사구시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추대표의 연설은 경청할 만한 것이 적지 않았다. 좌파적인 법인세 증세및 조세개혁, 경제민주화, 청년고용5%할당제 제안은 익숙한 정치적 구호였다. 박근혜정부의 대북안보정책을 비난하고, 김대중, 노무현식 햇볕정책과 대북퍼주기정책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가 대화정치의 복원을 위한 시동을 건 것은 의미가 있다. 위기에 처한 민생경제를 살리기위해 비상민생경제 영수회담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대립과 분열의 정치가 민생보다 앞설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낡은 이념이나 정쟁보다 실사구시, 통합정치, 민생경제등을 내세운 것은 평가할 만하다. 국민을 의식한 선언적 정치구호일 수 있다. 구두선에 그칠 수도 있다. 그가 현 경제위기를 해소하기위한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책임있는 야당대표로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집권을 겨냥한 야당 대표의 의견으로 보인다.
문제는 민생경제를 살리는 해법이다. 정쟁과 대립보다는 실사구시를 실현하는 방법이다.
그는 현란한 말들을 했지만, 정작 실행방법에선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모조리 부인하고 있다. 사드 배치 등 안보정책도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실사구시 민생정치를 외치고 있어도, 정작 그 속을 들여다보면 좌파적 반시장적 경제포퓰리즘과 경제민주화에 경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컨트롤타워 비판, 서별관회의청문회 후유증 커
먼저 한진해운 법정관리등에서 보듯이 경제큰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진해운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고 파국을 초래한 것은 경제팀의 미숙한 운전탓이 맞다. 그 원인을 따져보자. 여기에는 더민주와 국민의 당의 무책임인 정치공세가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더민주와 국민의 당은 대우조선 지원을 결정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대해 청문회를 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과 추경에 합의하면서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관철시켰다. 서별관회의는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산업합리화방안을 최종조율하는 모임이다.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 정책조정수석, 금융위원장, 산업부장관, 산업은행장 등이 참석한다.
경제정책수립과 집행의 최종책임을 진 청와대가 골치아픈 이슈들을 교통정리해야 한다. 서별관회의는 외환위기 때인 김대중정부 때부터 본격 가동됐다. 이곳에서 부실기업과 금융기관 처리가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노무현정부 이명박정부를 거쳐 박근혜정부에서도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칼질을 해야 하는 이슈등을 다뤘다. 서별관회의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의견조율기구다.
문제는 추미애의 더민주가 국민의 당과 함께 서별관회의의 구조조정 상황에 대해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정치공세를 벌였다. 공적자금 지원결정과 국책은행의 자금 지원, 부실기업 처리 등 민감한 문제를 시시콜콜 공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정부의 부실기업 지원을 문제삼을 수도 있다. 시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준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가 6일 국회대표 연설을 통해 민생경제, 실사구시 정치,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박근혜대통령에게 민생경제 여야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총론은 평가할만한데, 각론에선 반시장 반기업적 요소가 적지않다. /미디어펜
야당이 서별관회의청문회를 관철시키면서 관료들이 얼어붙었다. 대우조선에 대한 5조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한 것을 두고도 야당이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지원문제가 이뤄지면 야당의 청와대와 경제팀에 대한 청문회공세는 한층 거세질 것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간데는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공세, 즉 서별관회의 청문회가 적지않게 작용했다. 접시를 닦고 싶어도 야당이 정치공세를 벌이는데 누가 골치아픈 문제를 청소하려고 하겠는가?
추대표는 컨트롤타워부재를 비난하기에 앞서, 부적절한 정치공세부터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해운위기 공습경보 강조, 더민주가 원샷법 등 몽니
추대표는 해운산업의 위기에 대해 경계경보, 공습경보를 보냈다고 했다. 언제 보냈는지 기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경제팀을 비난만 했다. 대기업을 지원하면 툭하면 대기업특혜로 몰아가 구조조정을 방해했다.
조선 철강화학 등 제조업과 해운 등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위한 원샷법 처리도 더민주는 극렬하게 반대했다. 대기업에 특혜준다고 했다. 박영선 더민주의원이 몽니도 심하게 부렸다. 19대 정무위를 통과한 원샷법은 박영선이 위원장을 맡고 있던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해 차질을 빚었다.
구조조정을 못하게 방해했던 더민주가 이제와서 경계경보, 공습경보를 보냈다고 하는 것은 말장난이자, 거짓말에 불과하다.
박근혜정부 경제정책에서 서민과 중산층이 없다고 했다. 과연 그러한가? 전혀 아니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은 규제개혁과 경제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일자리창출과 투자확대를 통한 경제활력제고에 주력했다. 예산편성을 보면 서민과 중산층 생활안정과 소득증대, 세제감면에 방점을 찍었다.
박대통령은 오히려 집권초기 경제민주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재벌지배구조 투명화와 글로벌 스탠더드화를 위해 각종 입법조치를 마무리했다. 신규순환출자 금지 등 재벌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강화, 재벌오너 계열사 거래확대 차단및 조세 강화, 프랜차이즈대기업의 갑질 규제, 대기업의 협력업체 납품물량 조절및 거래 중단시 제재강화 등...
중소기업 고유업종 부활을 통한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진출 규제도 도입했다. 대형마트의 영업일수및 시간 제한으로 중소영세유통점을 보호하려 했다.
박근혜정부 경제민주화 성과 많아
재계는 박대통령의 경제민주화 드라이브에 강하게 유감을 표시했다. 경제민주화가 반시장 반기업정책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대통령은 경제민주화는 대선공약이라며 초기에 핵심 정책들을 도입했다. 박근혜정부는 과도하게 경제민주화를 추진했다.
과도한 경제민주화가 경제를 위축시켰다. 박대통령은 이를 깨닫고 규제혁파와 경제활성화로 선회했다. 청와대에서 규제개혁을 위한 끝장토론을 두 번이나 개최했다. 경제민주화가 경제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투자의지도 꺾는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일자리도 더욱 줄인다는 것이 드러났다.
박근혜정부가 중소기업과 서민을 홀대하고, 대기업과 부자를 위한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사실과 다르다. 추대표의 선동정치에 불과하다. 팩트를 갖고 비판해야 한다.
추대표는 지금 경제위기로 청년들의 고용절벽이 심각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돌파했다. 이태백, 인구론이 회자하고 있다. 헬조선마저 나오고 있다. 20대 태반이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가? 인문계 대학생 졸업자 90%가 실업자로 지낸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청년들이 좌절하는 것은 취업문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규직 대기업 노조가 갑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대기업노조가 평균 연봉 9000만에서 1억억원을 받으면서 비정규직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등 대기업 제조업과 금융노련 산하 금융회사 노조원들이 기득권을 향유하고 있다.
대기업 기득권노조는 노동개혁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더민주도 대기업 귀족노조편만 들었다.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의 외침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말로는 청년들의 고통과 불만을 해소한다고 했다. 정작 가는 길은 딴판이었다.
기득권노조는 전체 근로자들의 10%도 안된다. 한줌도 안되는 대기업특혜노조가 금수저에 안주하고 있다. 흑수저인 비정규직의 저임금을 방치하고 있다. 대기업노조가 버티면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기피하고 있다. 청년들의 실업난은 대기업노조의 기득권지키기에서 상당부분 비롯됐다.
더민주당은 박근혜정부의 노동개혁을 한사코 거부했다. 노동4법, 노동3법의 국회본회의 통과를 결사저지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지 않으면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든다. 일자리를 늘리기위한 노동개혁을 거부해놓고선 정작 청년고용절벽을 비난한다.
추대표의 청년고용절벽 비난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다. 자신들이 한 짓을 반성부터 해야 한다. 추대표가 진정으로 청년고용 절벽을 걱정한다면 지금이라도 노동개혁법안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
청년고용절벽은 야당의 노동개혁거부 주범
추대표는 청년고용 5% 할당제를 제안했다. 청년들의 취업을 걱정하는 정치인의 충정은 충분한 이해가 간다. 일자리는 법으로 강제한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들이 만든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투자를 하도록 해야 한다. 더민주는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 반기업적 규제를 남발하고 있다. 김종인 전대표 등이 경제민주화를 강화하는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김종인 전대표가 제출한 상법개정안은 대기업 오너경영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기존 순환출자까지 해소토록 하고 있다.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투표제, 전자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도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소액주주를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수십년간 기업을 키워온 오너들의 경영권을 무장해제시키려 한다. 미국은 창업주와 대주주의 경영권 안전장치를 허용하고 있다. 한주당 수십주, 수백주의 의결권을 가진 황금주등이 많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 래리 페이지 구글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등이 황금주, 차등의결권주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한국만 기업인 경영권을 막기위해 광분하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그늘과 흑역사가 너무 심각하다.
추대표가 진정으로 청년들의 급증하는 실업률을 걱정한다면 기업규제를 획기적으로 푸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반시장적 반기업적 경제민주화를 걷어차야 한다. 노동개혁법안을 당장 여야합의로 통과시켜야 한다. 대기업기득권노조 깨야 한다.
노동자를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 프랑스 올랑드정부도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서 노동법안을 각의에서 통과시켰다. 노조가 모든 개혁을 가로막는한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장과 투자확대가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더민주 상법개정안, 기업질식 투자 일자리 방해
추대표가 이번 국회연설에서 야당대표치고는 제법 신선한 제안들을 했다. 민생경제, 실사구시, 고통분담 등을 강조했다. 정쟁과 당리당략에 얾매이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보인다.
법인세를 인상하자는 제안도 전세계와 거꾸로가는 정책이다. 대기업은 부자가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차가 조단위 영업이익을 낸다고 해서 부자가 아니다. 법인세를 추가로 낼 여력이 있다고 단순히 착각하면 안된다. 법인은 암탉이다. 알을 낳고 병아리를 키운다.
법인세를 인상하면 재벌총수만이 아니라. 소액주주, 임직원, 소비자, 투자자, 협력업체 모두가 부담한다. 세금이 늘어난 만큼 법인은 직원 월급을 줄이고, 제품가격에 전가한다. 주주에 대한 배당도 줄어든다.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는 셈이다. 모기업의 수익이 줄어들면 협력업체들도 주름살이 생긴다.
전세계 대부분 나라들이 법인세만큼은 내리고 있다. 서로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다. 법인세를 내리고 자국에 투자하라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법인세야말로 국내외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는 마중물이다.
법인세 인상, 전세계 인하경쟁 추세에 어긋나
국가부도를 맞은 그리스와 위기를 겪은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국가도 법인세만큼은 되레 인하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경쟁국이 앞다퉈 법인세율을 인하중이다.
추대표는 왜 이런 국제적 추세를 외면하는가? 법인세를 올려서 국내외기업들이 해외탈출하면 그 파장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일자리를 더욱 줄이는 우매한 정책이 될 것이다. 아무리 공짜복지, 무상복지 재원을 짜내는 게 중요하다고 해도, 황금알을 낳은 거위의 배를 가르자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
추대표는 이번 연설에서 긍정적인 견해도 많고, 우려되는 발언도 적지 않았다.
더민주가 실사구시적 정치행보를 보인다면 다행이다. 국민적 신뢰를 얻을 것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말로는 그럴듯하게 해놓고선 실제론 기업규제법을 남발할 가능성이 높다. 비상민생경제 여야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박근혜정부와 소통을 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만나서 박근혜정부를 비난하는 정치공세만 벌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추대표 지적처럼 실사구시적 합의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전대표는 박대통령과 영수회담에 앉자마자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은 실패했다고 비난공세부터 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한 협치에 나서야 한다. 말로만 협치를 강조하지말고, 실질적인 협치를 해야 한다. 좌파식 명분과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영논리를 떠나겠다고 강조한 것처럼 언행일치를 해야 한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천하는 마음을 얻은 자의 몫이라고 했다. 낡은 좌파 이념과 계급갈등에 얽매여 실사구시를 못하면 민심을 얻지 못한다. 국민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