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막가파'식 경제 사설을 쏟아 내고 있다. 김종호 조선비즈 위비경영연구소장이 9월 7일 기고한 '대기업 중심 경제, 이제는 毒이다’라는 제하의 칼럼은 한마디로 어불성설과 자가당착의 극치를 보여준다.
말하고자 하는 바의 의미는 알겠으나, 인용한 사례들은 전혀 합리적이거나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칼럼은 스마트폰 사용요금이 과거 피처폰과는 달리, 요금 약정제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바가지를 쓰는 구조임에도 정부가 인가를 했다고 비난한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조선일보 김종호 경영연구소장은 도대체 '피처폰’과 '스마트폰’ 자체를 구별 못하는 모양이다. 피처폰은 스마트보다 성능이 낮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휴대 전화를 말한다. 스마트폰이 범용 OS를 채택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는 반면 피처폰은 전용OS를 사용하기에 구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기능이 제한적이고 요금도 쌌다.
만일 스마트폰 요금에 불만이 있는 소비자라면, 그런 피처폰을 사서 사용하면 된다. 뭐가 불만인가? 지금 당장 네이버에 '피처폰’으로 검색하면 상품이 5,032건의 피처폰 상품이 뜬다. 소비자가 바보인가?
막가파식의 무식한 좌파주장과 논리를 답습하는 조선일보. 시장경제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되어 있지 않은 경제 사설을 쏟아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칼럼은 또 국내 중형차 가격이 현대·기아의 독과점으로 인해 비싸다고 비난한다. 신차가 나올 때마다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어느 나라 자동차는 신차가 나올 때 가격이 하락해서 나오는가?
아울러 현대차가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의 지위에 있기에 '가격을 마음대로 올려 결정할 수 있다’는 조선일보 기고자는 전혀 경제 데이터를 보지 않고 썼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지난 7월 기준 현대·기아차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66.6%(현대차 34.7%, 기아차 31.9%)로 지난해 연간 점유율(67.7%)보다 떨어졌다.
시장 점유율 50%를 넘으면 독과점이라고 하지만, 현대·기아차 합산 점유율은 66.6%다. 수입차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약진한 결과다. 조선일보 기고자는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을 얼마쯤으로 예상했던 것일까. 한 90%는 된다고 본 것은 아니었나. 시장 점유율 60%대 기업이 어떻게 나머지 40%가 넘는 경쟁 점유자들을 상대로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시장경제 이해의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보수 정론지로서 국방과 안보에는 손색이 없는 미디어다. 사실 조선일보만큼 정확하고 깊이 있는 보도를 하는 언론도 국내에는 없다. 그렇기에 다른 신문을 보더라도 조선일보는 필수로 봐야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보여주는 경제론은 전혀 현실에 맞지 않으며 오히려 反시장적이다.
대기업, 재벌을 비판하는 것은 좋다. 잘못하면 비판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제대로 비판해야 박수를 받을 것 아닌가. 막가파식의 무식한 좌파주장과 논리를 답습하는 조선일보가 안타까울 뿐이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시장 점유율 60%대 기업이 어떻게 나머지 40%가 넘는 경쟁 점유자들을 상대로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조선일보 경제 칼럼은 독과점과 관련, 현실에 맞지 않는 반시장적 관점을 보인다./사진=미디어펜
(이 글은 자유경제원 '세상일침'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