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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혹시나"…맹물 청문회 "역시나"

2016-09-08 16:49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우려했던대로 역시나다. 우여곡절 끝에 서별관 청문회(조선·해운 구조조정 연석청문회)가 열렸지만 첫날 지켜본 결과 맹탕청문회에 불과했다.

물어볼 질문은 뻔했고 물어볼 핵심 증인은 없으니 송곳같은 질문과 시원한 답변은 없었다. 의혹은 다시 의혹으로 불거졌다. 그간 지적했던 의혹만 되짚어볼 뿐이다. 그리고 이미 제기가 됐던 문제는 당연한 답변으로 돌아왔다. 청문회는 듣고 물어보는 기회다. 과거의 잘못을 지적하고 책임을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책임을 논한다면 향후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기회다.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회의를 시작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 모두 핵심 증인이 없으니 "국민들에게 볼 면목이 없다"라며 첫 마디했지만 결국 여야 모두가 정쟁 대립으로 안이한 청문회를 만든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올 수 밖에 없다.

8일 국회본관 3회의실에서 여야 기획재정위원회 및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30여명으로 구성된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 초반부터 여야는 부실 자료제출과 핵심 증인 부재 등 문제로 얼굴을 붉혔고 서로 탓만 할뿐 앞으로의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고민은 인색했다. 지난해 10월22일 경제현안 회의(서별관 회의)에 대한 지원 결단을 놓고 소모적인 논쟁만 있을 뿐이었다.

이미 나온 청문회 증인들은 대우조선해양 부실, 분식 회계, 관리감독에 대해 학습을 했고 일각에서는 관계기관에서 이미 말 맞추기 수업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니 책임추궁은 가당키나 하겠는가.

여당은 서별관 회의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었고 야당은 서별관 회의의 결정이 문제였다며 맞받아 쳤다. 당시 서별관 회의에서 6개 기관 수장들이 모였는데 실제 임종룡 금융위원장만 참여해 욕받이 역할을 해야만 했다.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증인 채택이 되지 않았다. 왜 이 두 핵심증인이 떳떳하게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느냐며 볼멘 소리가 계속 됐다.

이미 맹탕 청문회 가능성 우려가 나왔지만 여야 모두 있는 자료를 토대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의욕을 불태웠지만 뚜껑을 여니 속 빈 강정이었다.

또한 30여명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이 5분간 증인과 참고인을 통해 질의시간을 가졌다. 짧은 질의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1분 이상 길게도 3분 이상 청문회 개최 정황과 핵심증인 부재 등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대우조선해양의 문제가 뭔지에 대해 원론적으로 지적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문제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분식 회계자료를 통한 부실지원을 서별관 회의에서 결정한 것 아니냐는 문제, 분식 회계 의혹이 지속됐는데 왜 그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냐다. 더불어 막대한 혈세가 투입했는데 앞으로 살아날 수 있는냐가 집중 추궁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근거없는 질문에 대한 원론적인 답만 돌아왔다. 몇가지 예를 들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수차례 회계실사 자료에서는2조4000억원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자료와 달리 4조2000억원을 결정한 이유와 1조2000억원의 손실이 난 이유,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지원이 아닌 국책은행의 부실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됐다.

또 2014년부터 분식회계 문제가 터져나왔는데도 정부의 관리감독의 부실로 또 다른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궁이 나왔다.

그리고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꼬집었지만 "죄송하다. 다시 점검하겠다" 외엔 특별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른 의원은 정부의 소신대로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제대로 이끌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증인으로 나온 정부 관계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와 유감스럽다", "그렇지 않다. 분식 회계 자료와 달리 수차례 새로운 실사를 통해 얻은 자료를 토대로 구조조정 정상화 방안을 만들었다"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질의 시간이 부족하고 대우조선해양 부실 문제를 밝혀 줄 증인이 없으니 정부정책에 대한 질책 서별관회의의 막연한 질타 등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에 수주전망치가 잘못된 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구조조정 지원책을 마련했다는 답변에 할 말이 없었다. 추가 질의에도 STX 구조조정과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비교만 맴돌뿐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문제에 해양 플랜트가 주요 원인이었는데 이에 대한 회계조작에 대한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지 않았냐는 점이 새롭게 부각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김기식 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4년 삼성이나 현대중공업의 경우 해양플랜트에서 적자가 났는데 대우조선해양만 흑자가 있다는 점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홍기택 전 산은회장에게 같은 해 하반기 분식회계위험 상황을 점검해볼 것을 요구했다"면서 "2015년초 산은 직원을 통해 별 문제 없다는 답변을 확인한 후 그럴리 없으니 다시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수 십건의 해양플랜트 계약가 원가를 초과했는데도 불구하고 초과 비용에 대해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분명한데도 미청구공사대금은 6조원이 불어났고 손실만 3조원이 남아서 2015년 하반기 홍 전 회장에게 다시 확인하라고 물어봤다"면서 "특히 작년 국감에서 조선업 수주산업 회계기준에 있어 진행기준 방식가 원가추정방식 등 두가지 회계적용이 있더라도 분식회계라는 점을 진웅섭 금감원장이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전 의원은 "대우조선 해양플랜트 사업에 있어 한번 승인난 프로젝트에 수백원 또는 수천억 가까운 돈이 CFO와 상관없이 현장 점검자의 전결로 회계처리를 했다"면서 "이에 대해 홍 회장은 전결 규정 사실조차를 보고 받지 않았다며 속임을 당한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를 확인해 줄 증인은 없었다. 의혹은 있되 청문회장 안 메아리만 울릴 뿐이다.

더욱 구조조정 하나의 이슈에 대한 이중잣대를 펼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시장원리에 입각한 구조조정이 아닌 왜 정부가 개입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하냐는 지적과 한진해운의 경우 왜 정부가 제때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한국경제 위기상황을 관리 못하느냐는 이중적 태도에 대해 의아해 하는 시선도 있다.

야3당이 8가지를 희생하면서 서별관 청문회가 성사됐다. 우여곡절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부실한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자체가 부실이다. 핵심증인이 안나오고 부실자료를 검토하지 못하니 제대로 된 청문회가 될리 만무하다.

청문회 질의 때마다 나오지 않는 증인 참석을 요구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청문회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두번 무너진다. 부실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혈세 투입을 운운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니 혈세 생각이 날 지경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차라리 안하니만 못한 청문회인 듯 하다. 이제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 물론 곧 국정감사가 있기 때문에 또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대한 문제점과 방향을 올바르게 세울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청문회를 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야의 당리당략에 의한 청문회가 국민들에게 납득이 될 수 있을지 스스로 자문하길 바란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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