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부실경영을 이끈 ‘당사자’는 사태가 이지경이 되도록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데 왜 국민세금을 쏟아 부어 한진해운을 살려야 하냐.”
한진해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최 전 회장은 회사가 위기에 몰리자 2014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기는 했으나, 한진해운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당사자임에도 현재까지 그 어떤 책임을 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일개 회사차원을 넘어 국가차원의 막대한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뒷짐 지고 ‘나는 모른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최 전 회장에 세간에서는 “엄한 국민혈세를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최 전 회장의 재산을 몰수해서 한진해운을 살려라”라는 격양된 목소리마저 나온다.
최 전 회장은 2006년 남편인 고(故) 조수호 회장이 타계한 이듬해 ‘전업주부’에서 매출 6조원규모를 책임지는 ‘한진해운홀딩스 수장’으로 변신, 한 때 ‘해운여제’로 불리며 업계에 주목을 끌었다.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경영에 나선 것과 달리, 그는 결과적으로 한진해운의 부실을 키워온 주범으로 전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업황이 급속도로 내리막을 걸을 탓도 있지만, 값비싼 용선료 계약을 남발하는 등 최 전 회장의 잘못된 경영판단이 회사 위기에 치명타를 안겼다.
회사경영이 최 전 회장의 손을 거치는 동안 2009년 당시 155%였던 부채비율은 2013년 1445%까지 10배가량 뛰어올랐다. 결국 회사경영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최 회장은 2014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와 알짜 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 유스에스엠 등을 챙겨 나왔다. 한 때는 글로벌 기업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잘 나가던’ 회사가 ‘애물단지’ 신세로 내몰려, 부침을 겪는 상황에서도 최 회장은 97억원에 달하는 연봉과 퇴직금을 빠짐없이 챙겼다.
알려진 최 전 회장의 재산은 2000억원대에 이른다. 현재 한진해운에 대한 지분은 없지만 물러날 당시 가지고 나온 한진해운 알짜배기 계열사에서 기대 실적을 얻고 있다. 여기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2000억원 상당 한진해운 사옥에서 연간 140억원에 이르는 임대료를 받아가고 있다.
한진해운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책임은 전가하고 ‘들이킬 단물만 빼 먹고 숨었다’는 세간의 질타를 받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최 전 회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리는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최 전 회장은 한진사태에 대한 해명은 물론, 경영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해 왔다. 이제라도 글로벌 해운기업을 이끌었던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있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