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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일제 강점기 속 인물들의 방황…송강호 공유의 ‘섬세한’ 연기력까지

2016-09-09 16:55 | 정재영 기자 | pakes1150@hanmail.net

사진출처=영화 '밀정' 스틸컷

[미디어펜=정재영 기자] 일제 강점기 시대, 한국은 한 민족으로 똘똘 뭉쳐야 되는 상황 속에서도 내부의 적이 도사리고 있었다. 개인의 편안함, 민족의 광복. 이 두가지의 개념은 인물 안으로 내포돼 갈등을 조장했다. 영화 ‘밀정’은 1923년 황옥 경부 폭탄 사건, 한 민족간 속고 속이는 긴장된 상황을 표현했다.

‘밀정’은 의열단의 거사를 위한 움직임과 이를 저지하려는 일본 경찰들 사이의 내, 외적 신경전을 그렸다. 특히 ‘밀정’이라는 이름 안에서도 느낄 수 있다시피 이중첩자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는 그 당시 우리가 국민들이 느껴야 했던 가슴 아픈 마음을 대변해준다. 또한 밀정’은 이같이 심리적인 요인이 많은 영화임에도 김지운 감독의 색깔이 더해져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김지운 감독은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장화, 홍련’(2003), ‘달콤한 인생’(2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악마를 보았다’(2010) 등 이전까지 개성 짙은 영화를 주로 다뤄왔다. 25일 ‘밀정’ 언론시사회 자리에서 김지운 감독은 영화의 흐름에 최대한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지만 그만의 개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시시각각으로 구도가 바뀌는 카메라, 세밀한 연출 등은 김지운 감독의 작품성이 묻어났다. 이에 완벽도 높은 구성과 각본은 이를 뒷받침 해줬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송강호는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을 연기하면서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흔들리는 한 인간의 심리를 대변했다. 이정출의 방황은 그 당시 시대를 연상해 봤을 때 악역인지 아니면 선량한 피해자인지 관객들에게 의문을 던져준다. 더불어 공유가 연기한 의열단 리더 김우진과의 애매한 관계는 극의 급박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송강호와 더불어 공유의 심오한 연기력 또한 관전 포인트다. 공유는 ‘밀정’에서 더욱 심화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짧은 출연 속에서 빛난 한지민의 활약도 대단했다. 한지민은 출연하는 순간순간마다 존재감을 내비치며 의열단의 핵심 여성 연계순 역을 말끔히 소화했다. 엄태구는 ‘언론시사회’자리에서도 머쓱한 모습을 보일 정도로 소름돋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날선 눈빛은 거칠은 일본경찰 하시모토와 완벽하게 부합됐다. 의열단을 매섭게 쫓아오는 하시모토의 면모는 보는 이들에게 섬뜩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와 반대로 차분한 성격의 신성록은 색다른 악역의 모습으로 분했다. 신성록은 조회령을 통해 보다 섬세한 악역으로 변신, 관객의 뇌리에 각인될만한 명연기를 드러냈다. 이에 의열단장 정채산역의 이병헌의 등장은 특별함을 더했다.

이렇듯 ‘밀정’은 개인의 안위이냐 국가의 존립이냐,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 자신의 나라가 속국이 돼버린다면 그 나라의 민족들은 당연히 분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인의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이 또한 부정적으로 판단할 순 없다.

“혼란한 시대 개인에게 어떠한 입장이 주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김지운 감독의 뜻이다. 또한 그는 “이같은 상황 속에 민족이 취할 본령은 무엇이었는지 전해주고 싶었다”는 것도 덧붙였다. 일제의 지배 아래 현재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떠한 모습을 취할 수 있었을까. ‘밀정’은 염원과 분노, 희망 등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내며 영화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미디어펜=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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