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차 핵실험 사태 진단 및 대응 방향
1. 안보상황 인식 대전환이 긴요함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위중한 사태다. 긴박하게 복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북한은 현재 핵무기 소형화, 경량화 진척되어 미사일 탑재 단계로 진입한 상태로 실전배치는 시간문제다. 국제 공조 및 유엔안보리 규탄/제제결의(2270호) 확대 옵션은 필수적이나 불충분하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조치에 안주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우리나라와 북한 간의 군사력 불균형이 심각하다.
김정은의 도발 오판 리스크 또한 감안해야 한다. 심각한 난제이며 전략적 지략 발휘가 긴요한 시점이다. 한미연합 군사대비태세 확충은 김정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세계 전쟁 사례를 살펴보면 무기는 수단이었으며 지도자의 성격, 자존심, 오판 등이 전쟁을 유발해왔다. 안보위기의 본질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더불어 김정은의 의사결정 스타일을 연동하여 바라보아야 한다.
2. 5차 핵실험 사실관계(Facts) 및 파장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 9시(평양시간) 북한 김정은은 4차 핵실험(1월 6일) 이후 8개월 만에 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중국 G-20/라오스 아세안회의가 열리던 시기였다. 이는 10kt 규모로, 역대 최고 폭발력이었다. 북한의 핵실험 규모가 확대됐다.
북한은 핵탄두 실험을 주장했다. 핵무기연구소 명의로 이춘희(73)를 내세워 핵실험 4시간 후 “핵탄두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서는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장비한 전략 탄도 로켓들에 장착 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확인” 등의 언급이 있었다.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에서 이춘희는 “조선노동당은 전략적 셈법에 따라....”로 성명을 밝혔다. 2월 7일 광명성 4호 발사에도 분홍색 저고리에 검정색 치마 한복을 입고 발표했다.
이제 북한은 핵탄두를 탑재한 다종의 미사일로 공격 가능해졌다. 실전배치는 시간문제가 된 셈이다. 핵탄두 탑재는 과학기술 및 공격의지의 결합이므로 추정으로 접근할 대상이 아니다. 북한의 핵 기술, 미사일 기술은 진전됐고 임계점을 넘어 자신감을 확보했다.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국이 당면한 위협이다. 단순히 핵공학, 기술적 관점에 몰입되어 ‘실패냐 성공이냐’를 저울질하며 핵 피해 규모(최소 24만 명)를 거론하는 접근법도 문제다.
우리는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견고하게 다지면서 ‘치열한 인식의 전선’을 주도해야 한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 공세가 먹혀들지 않도록 ‘말이 아닌 행동’이 메시지로 작용하여 김정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사진=연합뉴스
3. 핵미사일 폭주 김정은 어떻게 다룰 것인가?
김정은의 전략적 셈법은 다음과 같다. 4차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광명성) ⇨ 소형화된 핵탄두 모형 공개 ⇨무수단 발사 ⇨ SLBM 발사 ⇨ 노동 3발 ⇨ 5차 핵실험(핵탄두 위력 판정) 등으로 이어지면서 김정은은 ‘핵무기 선제 타격’, ‘사변적인 행동 조치들을 다계단으로 보여줄 것’을 공언했다. 자신의 셈법이 먹혀든다고 맹신하며 과시하는 흐름이 식별된다.
그렇다면 북한 김정은은 왜 핵․미사일 도발 행보를 지속할까. 고립이 심화되어 자멸을 초래할 것이 아니라 핵은 ‘체제생존, 내부결속, 권력공고화‘에 기여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격적 성향, 충동적 기질, 과시형 스타일’ 등 개인적 특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김정은은 극도로 긴장을 끌어 올려서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김정은이 ‘핵 선제공격권’ 운운하며 위협하는 것은 핵을 이용한 선전선동이다. 핵․미사일에 집착하며 과시적인 도발적 언행으로 표출되곤 했다. 사진과 영상을 무더기로 공개하며 선전선동에 이용하며 과시행보를 벌인 것이다.
이는 체제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김정은 집권 5년 동안 처형된 간부가 130여명에 달할 정도로 폭압적 공포정치가 난무하고 외교관 연쇄 탈북 및 해외식당 여종업원 집단탈북 현상이 속출할 정도다. 체제 내부에 의미심장한 균열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4. 대처 방향 및 핵심 과제
북핵에 대한 대처 방향 및 핵심 과제로 우선 DIME(외교, 정보, 군사, 경제) 요소 동시통합(Synchronization)을 꼽을 수 있다.
Diplomacy는 유엔안보리 추가 제재(헌장 41조 '비 군사적 조치')를 말한다.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단호한 반대"를 표명하면서도 6자회담을 통한 대화 해법을 지지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여 대처하는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 인권문제 관련하여 국제공조를 강화한다.
Information는 외부 정보를 대량으로 북한체제에 내부 유입시키는 것을 말한다. 북한 엘리트층과 주민들에게 깨우침의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유입시키는 전략커뮤니케이션(Strategic Communication)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범정부 차원의 제반 기능을 국가 전략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추어 ‘주제, 메시지, 이미지, 행동’을 통합하는 안보전략이다.1)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려면 전통적인 군사력 위주의 마인드를 뛰어넘어 외교/국방/통일/정보 분야가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유기적으로 공조해 나가야 한다.
Military는 핵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 응징보복 태세 등이다. 킬체인, KAMD, 대량응징보복 등 개념적 기획수준 아니라 신속한 구축이 요구된다. 우리 군의 첨단 전력으로 억제 능력을 신속히 보강한다. 탄도미사일 다층 방어체계를 조속히 구축하고 ‘확장억제’(핵우산, 재래식 무기, 미사일방어 체계를 동원해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으로 방어)를 포함한 한미동맹의 억지력을 강화시킨다. 대북 정보감시 정찰 역량의 획기적 향상이 요구된다. 한국군 단독 ‘4D 작전개념’을 추진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2) ‘정보․감시․정찰' 역량을 획기적으로 보강해야 한다.
Economy는 김정은 돈줄 조이기다. 국제사회의 경제 금융제제 강화를 통해 김정은 정권이 통치 자금난에 허덕이도록 돈줄을 조인다. 이와 더불어 정치-군사(Political-Military) 게임 역량을 증진하여 안보상황을 관리한다.
김정은의 충동적 오판은 핵무기 도발의 촉발요인이다. 문제는 핵미사일 고도화 조치와 오판이 배합되면 예측불허의 사태가 유발될 소지가 농후하다는 점이다. 김정은이 지닌 예측불허의 성격으로 도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사진=연합뉴스
두 번째 대처 과제로는 B-52, B-1B, B-2 전략폭격기, F-22 등 미군의 핵전략 자산을 한반도 상주 전개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핵우산,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하는 군사능력 행동화 조치 보강도 필요하다. 주한미군의 탐지․정찰자산은 물론 맞춤형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전략 에 입각한 미국 정부 차원의 안보 공약에 관한 메시지가 명확하게 각인되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안보전략을 공세적 방어로 대전환하여 대북압박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다. ‘정치-군사(POL-MIL)’ 관점으로 안보전략을 강구하여 도발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여 경고, 만반의 응징태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특정위협 대비에 과도한 쏠림현상을 방지하며 균형감을 유지하면서 교란․기만 술책에 허를 찔리지 않도록 징후를 포착하여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데 집중한다.
이와 더불어 고위급 탈북을 유도하여 체제 내부의 분열을 유도하는 것이 있다. 탈북자 3만 명 시대를 넘어 급증 사태에 대비하면서 핵미사일 과학기술자의 탈북을 유도한다. 권력 핵심부의 정보사항까지 선별적으로 공개하여 내부 동요를 유도한다. 탈북군인 및 엘리트 탈북인사들의 전략적 가치에 부응하도록 관리하고 지원한다.
또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깨우쳐 주는’ 소통을 활성화시킨다. 김정은의 폭압적 공포정치와 인권유린, 핵미사일 집착 현상의 폐해를 북한 주민들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깨우침’을 겨냥하는 동시에 우리 국민의 안보의지를 결집한다.
마지막으로 정치권 및 민간단체의 핵무장 논의 확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5차 핵실험 도발과 관련, "핵에 대처하는 것은 오직 핵뿐"이라며 핵무장을 주장하는 것이다. '즉각적인 남한 핵무장', '미국의 전술 핵무기 남한 배치', '6차 핵실험 시 북한 핵시설 타격' 등 다양한 논의를 활성화한다.
북한 김정은의 무모한 오판을 억제하고 확고한 응징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사진=연합뉴스
5. 결론
김정은의 충동적 오판은 핵무기 도발의 촉발요인이다. 문제는 핵미사일 고도화 조치와 오판이 배합되면 예측불허의 사태가 유발될 소지가 농후하다는 점이다. 김정은이 지닌 예측불허의 성격으로 도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핵․미사일을 앞세워 협박공세를 펼치는 복합도발을 획책할 것이다. 한국군의 응징 보복을 빌미로 확전으로 유도하려는 책략도 구사하리라 여겨진다.
김정은의 행태와 특성을 간파하여 이를 역이용하는 지략이 절실하다. 김정은의 노림수를 정확히 규명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실존하나 도발 행태에 압박을 가하고 체제 동요와 분란을 유도해야 한다.
우리는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견고하게 다지면서 ‘치열한 인식의 전선’을 주도해야 한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 공세가 먹혀들지 않도록 ‘말이 아닌 행동’이 메시지로 작용하여 김정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무모한 오판을 억제하고 확고한 응징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1) 전략커뮤니케이션(Strategic Communication)은 전·평시 국가의 전략목표 달성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력의 제 요소와 수단을 활용하여 주요 행위자들의 인식, 신념,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통합된 체계와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출처 : 美 합동전력사령부 전략커뮤니케이션 Handbook(2008.9.1.)
2) 4D 작전개념은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 방어(Defense)의 핵심요소를 축약한 용어다.
(이 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12일 개최한 ‘북한 5차 핵실험,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긴급좌담회에서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토론문 전문이다.)
[김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