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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공들이는 미국 부동산펀드, 금리인상에도 괜찮을까?

2016-09-20 16:27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내놓은 미국 부동산펀드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전망이어서 펀드 수익률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 빌딩 4개동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공모펀드’를 출시했다. 모집한도는 3000억원, 만기는 설정일로부터 7년 6개월이다. 중도환매가 불가한 폐쇄형 구조다. 투자자에 환금성 및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설정 이후 90일 이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다.

이 펀드는 저금리‧저상장 구조에서 박 회장과 미래에셋이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려왔다는 점에서 출시가 어느 정도 예고된 상품이다. 미래에셋 뿐 아니라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대안으로 부동산쪽으로 투자 방향을 틀었다. 특히 그간 사모 기관투자자 중심이던 부동산펀드의 공모 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일까지 국내 사모부동산펀드 설정액은 27조48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국내 공모부동산펀드 설정액은 7523억원에 불과하다.

해외 부동산펀드 역시 사모(10조3266억원)가 공모(8721억원)을 압도한다. 다만, 국내 사모부동산펀드 설정액이 지난해에 비해 1조원가량 줄어든 것에 비해 해외 사모부동산펀드 설정액은 2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해외 부동산펀드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7월 하나자산운용이 내놓은 ‘하나 그랜드티마크 부동산펀드1호’가 3년여 만에 출시된 부동산펀드일 정도로 그간 사모 쏠림 현상이 심했지만 국내 펀드시장을 선도했던 박 회장과 미래에셋의 이번 펀드 출시로 부동산 공모펀드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 당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12월 금리인상설이 유력하긴 하지만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 미국은 물론, 전세계 부동산 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상업용부동산의 침체 기미가 보이면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상업용부동산 매매는 올해 3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또 2006~2007년 대거 발행됐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CMBS)의 10년 만기가 곧 돌아오면서 CMBS의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자연히 CMBS 발행량도 줄고 있다. 올 2분기 미국의 CMBS 발행량은 지난해 2분기 대비 57.5%나 급감했다. 이는 2012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는 미국에서 상업용부동산이 기초자산으로 외면을 받고 있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지난해 12월 미국이 금리를 올렸을 때도 부동산시장에서 대거 자금이 이탈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위험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강경하게 가져갈 경우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펀드 만기 때 손실을 보고 환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댈러스라는 지역이 투자하기에 큰 매력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기관투자자를 모집하기 어려워지면서 개인투자자에게 상품을 떠넘겼다는 것이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댈러스는 우리나라로 치면 대구 광역시와 비슷한 정도로 기관투자자들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등과 같은 일선 도시들을 나두고 이선 도시인 댈러스에 투자하기를 꺼렸을 것이다. 수익률도 4~6%에 불과해 리스크를 굳이 질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미래에셋이 복잡한 절차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 자금을 모으기 위해 공모로 부동산펀드를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펀드는 개인투자자가 접근해서는 안 되는 상품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상업용부동산이 조정기에 있고 여기에 환헤지를 하지 않아 달러 가격이 떨어지면 손실을 입게 된다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으로부터 자유로운 투자자산은 없고 다른 증권사의 발목잡기에 불과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한편,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공모펀드의 판매액은 출시 이틀날 현재 이미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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