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전혁 명지대 교수, 새누리당 전 국회의원 |
혼란스러우시죠? 저는 모든 정치인이 이런 사변(思辨)적 이념에 대해 철저해야 한다고 믿는 원리주의자는 아닙니다. 이념에 대한 이론은 맹탕일지라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생의 경험으로 몸에 배인 생활의 철학이 정치에 훨씬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관념적 이념주의자는 오히려 사회에 더 큰 독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 예도 넘칠 정도로 풍부하죠. 갈기 머리 허연 철없는 모씨, 원탁회의 죽쟁이 책장사 모씨(이 분은 이념보다 이익 추구형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돌아가신 모택동 추종자 ‘철수친구(?)’ 모씨, 미학(美學)이랍시고 온갖 데 트리플X 패러디를 갖다 붙여 나불대는 ‘촉새’ 모씨, 골 때리는 역사 해석으로 오늘날 역사교과서 분쟁을 불러온 역사 이야기꾼(부끄럽지만 제 모교 사학과 원로교수) 모씨, 만날 호텔에서 밥 먹으면서 작당하면서도 '속(俗)'이 아닌 '성(聖)'이라며 자기만 정의를 구현한다는 듯 온갖 사회문제에 얼굴 들이미는 신부 모씨 ... (이들 '모'씨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근데 이런 이념 코스프레 장사치들 말고... (제 개인적으로 '이념'이라면 생각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이념 가면을 쓴 장사치입니다만... "그래, 너 잘났다, 그럼 넌 뭐냐?"고 말씀하시면 저도 할 말은 없다는 건 인정합니다. ㅎㅎ)
저는 정치는 ‘이념의 판매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념이라곤 쥐뿔도 생각해 본 적도 없으면서 정치하겠다는 모든 종류의 인간군상(人間群像)은 정치를 입신(立身)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정치 장사치’라고 보면 웬만큼 적중률이 높더이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사족(蛇足)을 답니다. 제가 이만기 교수를 ‘디스(dis)'하려고 이 말을 한 건 아닙니다. 걍 ... 이만기 교수는 자신의 진심을 담아 이렇게 말했겠죠. “정치는 정당의 이념보다 국민을 어떻게 섬길거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정치에 나서면서 내세운 이만기 교수의 이 말씀에 대한 진정성을 저는 인정합니. 그가 살아 온 삶이 그가 말한 많은 부분을 변호하니까요. 그러나 깊이 있는 정치를 계속하신다면 이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될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으랏차차, 이만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