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최근 경주 인근에서 두차례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적형태의 지진보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주 인근에서 두차례의 지진이 일면서 지진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지진보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기상청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동부화재,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에서는 지진과 관련해 화재보험 등에 특약의 형태로 판매를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지진으로 인한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해줄 수 있는 보험으로는 우선 정책성보험인 풍수해보험과 민영보험사에서 특약형식으로 판매 중이지만 이들의 가입실적은 저조하다.
실제 풍수해보험의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가입건수는 1만2036건, 가입금액은 115억원에 불과하며 같은 기간 전체 화재보험 가입 건수 152만건 중 0.14%인 2187건이 지진담보특약에 가입, 보험료는 8492만원 수준일 정도로 지진보험 규모는 미미하다.
대한민국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라고 보기는 힘들다.
지난 19일 오후 8시33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km 지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경주에서는 이에 앞서 지난 12일 오후 7시44분에도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어 오후 8시32분 같은 지역에서 규모 5.8규모의 지진이 추가 발생했던 바 있으며 지진 이후 수백차례의 여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진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으며 지진보험에 대한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다만 지진은 민영보험사에서만 감당하기는 어려움이 있어 정부 차원에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진은 발생할 경우 보상해야할 규모가 클 확률이 높아 한 민영보험사에서 이를 모두 떠 앉기는 힘들다는 것. 또한 통계치나 경험치가 없어 보험료 산정도 난감하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는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빈번하지 않아 단독 보험상품을 만들거나 지진 관련 보험이 주목받지 못했었다"며 "더구나 지진은 천재지변으로 언제·어디서·어느규모 올지 예측조차 불가능한데다 통계자료, 경험치 등이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보험상품을 만들 수 있는데 국내는 그런 사례들이 거의 없어 단독 보험상품으로 만드는데 무리가 있었고 당분간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큰 편이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이를 모두 보상해줄 경우 보험사가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며 "향후 지진보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며 민영보험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추구하는 민영보험사의 경우 손해율 관리에 민감해 가입 자체가 어려운 등 제대로 된 안전망 확보가 힘들 수도 있어 정부 차원의 안전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미국, 일본, 터키 등은 보험 리스크를 보험회사, 재보험회사, 정부가 공유하는 형태로 정책성 지진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정부 차원에서 리스크를 일부 또는 전부 소유하기도 한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경주 지진은 한국의 지진 리스크가 간과할만한 수준 이상이라는 것을 보였고, 이로 인해 보험회사가 지진 리스크 전부를 독자적으로 담보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당국은 풍수해보험이 지진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풍수해보험을 종합자연재해보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