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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감]새누리 국감 보이콧 유지...긴급의총 여는 등 혼선

2016-09-28 21:38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개회사 파문'과 '맨입 발언' 등으로 수차례 정치 중립 위반 논란을 빚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해온 새누리당이 28일 소속 의원들의 부담을 의식한 이정현 대표의 '국감 복귀' 발언으로 혼선을 빚었다가 투쟁 기조를 되찾았다.

사흘째 단식투쟁 중인 이정현 대표가 이날 오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정 의장이 물러나면 국감에 복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가, 오후 중 돌연 "내일부터 국감에 임해달라"고 당부하자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를 연 끝에 "이 대표의 눈물겨운 충정은 이해하지만, 당은 이 대표의 요청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는 결론을 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8일 오후 비공개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은 결과를 전하며 "압도적인 표차이로 내일 국감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표결에는 당 소속 의원 70여명이 참여했고, 찬반 비율은 '9대 1'을 상회한다고 할 정도로 반대 의견이 극소수였다고 민 원내대변인은 밝혔다.

의총에서 표결이 실시되기 전 의총장을 나선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세균) 의장의 책임을 물을 것이고 내일 국감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복귀 안 한다. 복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장도 협상 파트너가 원내대표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이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우리 대다수 의원들은 이 대표를 단식하라고 내버려 두고 국감에 복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당시 민 원내대변인도 "당은 현재의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 상태를 유지하면서 조원진 비대위원장과 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의회주의를 복원하는 한길로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의총은 이 대표의 '깜짝 발언'으로 소집됐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의원 및 보좌진, 당협위원장, 기초의원 등 당원 1000여명이 모인 '정세균 사퇴 관철 새누리당 총력투쟁결의대회'에서 "정 원내대표와 사랑하는 당 의원 여러분은 내일(29일)부터 국감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끝까지 남아서 정세균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며 "특정 야당 편에 서서 국회를 농락한 정세균 의원을 반드시 의장석에서 끌어내고 사퇴를 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 새누리당 총력투쟁결의대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사랑하는 당 의원 여러분은 내일(29일)부터 국감에 임해달라"고 밝혀 정세균 국회의장과 야권을 향한 당의 투쟁 기조에 잠시 혼선이 일었다./사진=미디어펜


 
사전 논의 없이 불쑥 튀어나온 이 대표의 '국감 재개' 선언은 한껏 투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던 당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결의대회를 열기 전 의총에선 '국감 보이콧' 당론에 어긋나는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앞선 의총에서 정 원내대표는 "나는 죽어도 당론에 따를 수 없다고 한다면 그건 무소속 정치를 하는 게 옳다"며 "더 이상 당론과 괴리가 있는 일탈에 대해선 당 지도부에서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고, 박명재 사무총장은 당헌 제6조 2항과 11항을 들어 당론 위배 행위자는 징계대상이 될 수 있음을 에둘러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결의대회 직후 긴급 비공개 의총을 열고 3시간여 논의한 끝에 이 대표의 '결단'을 따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확정된 사항은 아니나, 이 대표의 단식에 동참하는 2~3일간의 '동조단식'을 실시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정 원내대표가 첫 순서로 나설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에선 강경 투쟁을 이어가자는 의원들의 발언이 잇따랐고, 정 원내대표가 "(국감에) 복귀하지 않아도 되겠느냐"고 물은 뒤 박수로 추인받으면서 강경투쟁 기조를 재확인했다.

현역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것"이라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오늘 '투쟁하자'고 해놓고, 오늘 복귀하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의총에서 수용되지 않은 데 대해 "그런 부분에 대해 수긍한다"며 "국민을 향해, 국회의원을 향해 내 충정을 말한 것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염동열 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와 관련 민 원내대변인은 "본인의 단식 때문에 모든 사람의 뜻에 반해 발목을 잡는 게 아닌가 하는 자의식이 있으셨을 것"이라며 "거기(국감 참석)에 부담 갖지말라고 이야기해주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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