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대 취약업종’으로 지정한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관련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가운데 정작 공급과잉 업종의 구조조정 논의를 촉발시킨 조선산업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정부가 ‘5대 취약업종’으로 지정한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관련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가운데 정작 공급과잉 업종의 구조조정 논의를 촉발시킨 조선산업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제3차 산업구조조정분과 회의를 열어 철강 및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논의를 촉발시킨 조선업에 대해서는 이날 안건에서 제외됐다.
조선산업에 대해 컨설팅한 맥킨지(맥킨지 코리아)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산업 관련 기업의 구조조정 논의가 급무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지난해 유례없는 7조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다.
정부는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조선업 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침체와 업황 부진, 공급과잉 등으로 위기에 처한 다른 업종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을 5대 취약업종으로 지정하고 구조조정에 대한 로드맵을 짜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철강업종은 보스턴컨설팅에, 석유화학은 베인앤컴퍼니에 각각 컨설팅이 의뢰됐으며, 조선산업에 대해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 조선산업 재편과 업계 전망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6월 14일 투표 참여 노조원의 85%가 파업을 찬성했다고 밝혔다./대우조선해양
컨설팅 업계에 따르면, 맥킨지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거쳐 빅3 조선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컨설팅 결과를 보고했으나, 그때마다 각사 CEO가 컨설팅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매킨지의 분석 결과에 대해 해양플랜트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지난 5년을 기준으로 삼아 앞으로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또한 나머지 빅2는 한국의 조선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하서는 사회적 차원의 대책과 생존 전략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선업계 노조 관계자는 “조선업계 위기의 원인은 ‘해양 플랜트가 새로운 블루오션’이라며 투자를 유도한 정부와 물불 가리지 않고 저가 수주한 자본에 있다”며 “조선3사가 낸 적자 가운데 7조원이 해양 플랜트에 집중됐다. 한국 조선업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의 대책과 생존 전략에 대한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은 컨설팅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다음 달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