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한국도로공사에서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우현 의원(새누리당, 용인갑)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여성 임직원수가 전체의 9.7%에 불과하다고 4일 밝혔다.
여성임원은 한 명도 없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기업 등 각 기관은 비상임 이사 임명 시 여성비율이 30% 이상을 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여성 직원의 정규직·비정규직 비율(지난 8월 기준)을 보면 정규직은 전체 직원의 8.1%인 반면 비정규직은 5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우현 의원은 “남성편중화가 고착된 구조 속에서 남녀구분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사장의 역할”이라며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비정규직 차별해소 및 여성고용활성화를 위해 여성 고용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양천구갑)은 도로공사가 제출한 ‘성희롱 등 성폭력 경험 설문조사’ 자료를 토대로 영업소 직원의 58%가 성희롱 피해를 경험 혹은 목격했다고 전했다.
2013년 7월 톨게이트 영업소 직원 4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피해 유형별로는 신체접촉(50%)과 신체노출(23%)이 가장 많았다.
앞서 2011년 조사에서 피해를 본 직원은 49.8%로, 해마다 성희롱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온라인 성희롱 신고센터의 접수건수는 줄고 있으며 지난해와 올해에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316개 영업소에 561대의 블랙박스를 설치해 성희롱 예방 및 증거확보를 노렸으나 1개 영업소당 1.5대에 불과해 예방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희 의원은 “톨게이트 여성노동자들이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 조차 없어 대처 매뉴얼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또 성희롱 예방 및 증거 확보를 위한 영업소별 개별 요금소 전체에 블랙박스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