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말 대한민국은 존망의 위기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통령이 준(準)국가비상상태를 주문했지만, 정치권은 초당적 대처에 관심 없고 국민은 각자도생(各自圖生)에 바쁘다. 외려 국제사회가 천하태평 한국을 걱정해준다. 그래도 누군가 성찰과 모색은 해야 한다. 지금의 국가리더십 실종 상황을 개선하고 국론 집결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걸 위해 미디어펜은 연속칼럼 3회를 통해‘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 6개항’을 제시한다. 비상조치 6개항은 북핵 위기 극복을 넘어 국가혁신의 차원이기도 한데, 칼럼 당 2개항을 제시하려 한다. 순서는 1)박근혜 독트린 국제사회 선언, 2)국회 내 북핵대응 특위 구성, 3)국방비 획기적 증액을 위한 복지예산 전용, 4) 핵 방호 민방위훈련 실시, 5)'내부의 적' 통진당 잔존세력 소탕, 6)통준위의 재구성 등이다. [편집자]
[연속칼럼①]-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 6개항
정말 위기다. 핵 실전배치 1~2년을 앞둔 북한 앞에 벌거숭이 상태로 노출된 국가위기는 누구도 부인 못하는데, 국가리더십 부족만 탓할 게 아니다. 한국사회 각 부문의 지리멸렬한 모습도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사회가 여기까지인가?"하는 자탄을 금을 수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지금의 위기국면에서 합당한 국가-사회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표류를 거듭하는 상황이 걱정이다. 저널리스트 김성욱이 2년 전 자기 책에서 했던 발언을 떠올려보라. "나라는 군사력-경제력이 약해 망하지 않는다. 선악의 기준이 무너져 거짓-선동이 양심과 지성과 문명을 짓누를 때 무너져 내린다. 한국은 그래서 위기다."( <김정은 이렇게 망한다> 76쪽, 백년동안 펴냄).
박근혜 독트린은 대한민국 국방-외교의 청사진
연속칼럼 3회를 통해 '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 6개항'을 제시하는 것은 이런 이유다. 저널리스트인 필자가 꺼내든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화급하고도 현실적인 정치사회적 어젠더로 공론에 부쳐질만하다. 물론 6개 항목의 목표는 자명하다.
단순한 정책 제안을 떠나 국가혁신 그리고 국민계몽의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길 바라는데, 그 첫째가 박근혜 독트린 선언이다. 이건 향후 북핵 대응을 위한 큰 그림과 정책방향을 국내외에 천명하는 큰 원칙인데, 북핵 위기가 지속될 1~2년을 전후한 대한민국 국방-외교의 청사진을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방식이다. 물론 북핵 대응의 첫걸음인데, 지금까지 이 쪽 방면의 노력이 태부족했다.
이 나라 국회는 지난 9월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규탄 결의안 하나를 채택한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다. 초당적인 위기 진단과 대책이 없으니 국론통일도 쉽지 않다. 더구나 미국에서 선제 타격 언급까지 끊이지 않는데 국가수호와 국민생명을 지키겠다는 우리의 합치된 결의가 국제사회에 전달된 바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독트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정 최고지도자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아내야 옳다. 독트린 메시지는 명쾌하다. 지금 상황에서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핵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절박한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게 우선이다.
국회는 지난 9월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규탄 결의안 하나를 채택한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다. 국가보위에 대한 '박근혜 독트린'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계룡대에서 열린 제 6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지난 10년 내외 6자 회담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따랐으나,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북핵의 인질이 되어 사지(死地)로 몰렸다는 걸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게 독트린의 더 중요한 메시지인데, '북한 비핵화'란 명제를 국제사회에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핵 실전배치가 끝날 향후 1년 이내에 국제사회가 북핵 완전 해결을 담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명쾌하게 내야 옳다. 그 다음은 우리 요구를 제대로 해결해주지 않을 경우의 단호한 대응과 자구책을 천명하는 순서인데, 바로 이때 대한민국은 국가보위와 생존을 위해 독자적인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해야 한다.
그게 박근혜 독트린의 최대 포인트다. 국가 생존이라는 가치보다 더 큰 것은 없다는 우리의 당위적 명제 제시를 거부할 나라는 사실상 없다. 때문에 우리가 준비할 독자적 자구책에는 NPT 탈퇴와, 자체 핵무장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에 대한 정교하고도 계산된 암시도 담을 수 있다.
국가 생존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
때론 전략적 모호함을 표현하는 슬기로움도 필요한데, 이 사안은 국정 최고지도자의 의지와 결단으로 삽입 여부를 검토하면 된다. 또 있다. 박근혜 독트린은 국민계몽 차원에서도 요긴하다. 사실 전쟁이란 국가정책 최후의 수단이며, 그것을 감히 결단해 외부의 적을 내리쳐 국가보위와 헌법수호를 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다.
지난 수십 년 대한민국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왔다. 북핵 실전배치가 끝날 경우 대한민국은 전쟁이란 국가정책의 최후수단을 사용 못하는 ‘불구의 나라’로 전락하는 상황에 내몰리는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박근혜 독트린은 입장을 천명하는 게 좋다. 조속히 발표되어야 할 이유는 그 때문이다.
둘째 국회에 북핵대응특위를 시급하게 구성해야 한다. 북핵특위는 북핵 관련 국론집결의 중요한 계기로 의미있는데, 입법부가 행정부와 함께 국정운영의 축인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국가 리더십이 공백 상태에서 북핵 특위 구성은 썩 요긴한 카드가 아닐 수 없다.
북핵 특위는 당연히 기존 국회 국방위원회 조직과 별도로 조직되는 게 원칙이며, 한시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구성 단계에서 묘미를 보이는 게 관건인데, 야당 의원 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진표 의원처럼 대화가 가능하고 애국성향을 깔고 있는 인사로 충원하는 게 포인트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동해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 소식을 전한 노동신문에서 김정은이 앉은 탁자에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대형 한반도 지도가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특위의 핵심은 국론 모으기
그래야 자칫 특위가 공전하면서 국론을 모으는 역할보다는 반대로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세간의 부정적 여론을 씻을 수 있다. 명확한 목표 없이 흔히 구성된 뒤 유야무야 활동하는 특위의 경우 보고서를 채택한 뒤 해산하는 수도 없지 않지만, 그것과 달라야 한다.
즉 특위 구성에서 논의와 활동에 이르기까지 국론결집의 결정적 계기가 되어야 하며, 일단 만들어진 안은 행정부의 정책적 뒷바침 속에 신속하게 북핵 대응의 정책으로 채택-추진되어야 한다. 이 대목 청와대 정무수석의 역할 등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된다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이 북핵 특위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 중 결정적인 것의 하나가 너무도 절실한 국방예산 증액문제이며, 핵방호 민방위훈련 실시 문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특위의 역할에는 국제사회 호소문 채택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북핵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저들이 공언해온 핵보검(核寶劍)을 완비하는 순간 북한의 공갈은 차원이 바뀐다. 즉 대한민국은 저들의 종북 위성국가로 전락한다. 이미 그런 징후가 보인다. '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 6개항'은 그래서 정책제안을 넘어 국가회생의 카드라는 걸 새삼 강조한다. /조우석 주필
[조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