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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에 중국의 경제적 보복?…호들갑 떨지 말라

2016-10-11 10:3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의 경제적 보복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관영매체를 동원해 막말까지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의 국격까지 생각하게 한다. 일부 한국언론들도 호들갑을 떨면서 가세하고 있는 모습에는 사안이 중대할수록 진중하지 못한 한국언론들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마저 든다.

심지어 중국관련 여행사의 주가하락을 두고 사드배치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나 중국의 보복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등 침소봉대하며 마치 사드배치를 철회라도 해야 하는 듯한 주장에 열을 올리는 데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드배치에 따른 논란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경제적 보복이 한국이 양보를 해야 하거나 심지어 사드배치 자체를 재검토하는 수준까지는 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첫째, 한국 수출의 26%가 중국으로 가고 한국 GDP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도 51% 수준이 되어 한국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13%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중요한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지난 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371억 달러로 가장 큰 시장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대중수출품 70~80% 정도는 자본재나 부품들이다.

연간 대중 수출이 10억 달러 이상인 품목들을 보면 전기기기와 부품, 광학기기 정밀기기 의료기기와 부품, 유기화학품, 원자로와 부품, 철도와 부품, 철강제품, 선박과 구조물 등이다. 이들 품목의 수출액이 1300억 달러 정도다. 대부분 한국이 기술우위에 있는 품목들이다.

중국의 기술이 한국을 많이 따라왔지만 아직도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고기술 철강, 고기술 화학제품, 고기술 선박, 고기술 기계류, 고급의류와 화장품, 금융산업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다. 주로 이들 관련 중간재나 부품을 중국이 수입해 가고 있는 것이다.

당장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이나 중국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중간재나 부품들이다. 중간재나 부품은 속석상 수입선을 바꾸기 쉽지 않다. 최근 중국의 스마트폰 신흥강자인 오포가 판매량을 지난 해 5천만대에서 금년에 9천만대~1억대로 늘리려고 하고 있느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다.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의 경제적 보복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관영매체를 동원해 막말까지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의 국격까지 생각하게 한다./사진=연합뉴스



둘째, 한국의 대중국 수출만 비중이 큰 것이 아니다. 지난 해 중국의 국별 수출을 보면 대한국 수출이 1014억 달러로 중국 전체 수출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4번 째로 큰 중국의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한중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어 중국의 값싼 범용제품들이 한국으로 밀려들어 오고 있어 중국의 대한국 수출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오히려 중국의 값싼 범용제품으로 인해 한국기업의 피해가 증가해 한국이 긴급세이프가드 발동 등 대응을 해야 할 정도다.

예를 들어 중국의 과잉투자로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몸살을 앓고 있는 철강분야에서 한국도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실정에서 중국의 값싼 철강제품의 물밀듯한 수입에 한국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입장에서는 그동안의 과잉투자로 제조업 가동율이 60% 이하로까지 하락하면서 기업부실이 증가해 그동안 정책적으로 추진해 왔던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절상해 왔던 위안화를 절하시키면서 까지 수출증가에 부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중국도 한국시장을 가볍게 볼 실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무역이란 이처럼 상호 호혜적인 것이다. 보복이 있는 경우 어느 일방만 피해를 볼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셋째, 중국도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유보되어 온 시장경제지위(MES)를 부여 받아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MES는 한 국가의 원자재 가격, 임금, 환율 등이 정부의 간섭 없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경제체제를 갖췄을 때 부여하는 지위로 중국은 비(非)시장경제지위를 15년간(2001~2016년) 적용받는 조건으로 WTO에 가입했다.

이는 덤핑 수출 규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무역거래에 있어 중국에 불리하다. 중국은 수 년간의 노력으로 70여 개국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하지만 최대 무역국인 미국과 EU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중국의 애를 태우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WTO 가입 당시 체결한 협정이 곧 만료됨에 따라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MES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최근 몽골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회의)에서도 메르켈 독일 총리에 MES 인정을 강력히 촉구한 바도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유무역협정 까지 발효되어 있는 국가에 대해 외교안보적인 이유로 무역보복을 가할 경우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다는 점을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넷째, 더구나 한중간에는 2015년 12월 20일부터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고 있다. 오랜 연구와 우여곡절 끝에 발효된 한중자유무역협정은 사실 중국에 유리한 측면이 많다.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고기술 철강, 고기술 화학제품, 고기술 선박, 고기술 기계류, 고급의류와 화장품, 금융산업 등 한국이 기술 우위에 있는 품목은 대부분 양허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중국의 가격경쟁력이 높은 범용 제품은 대거 포함함으로써 중국 값싼 제품들의 한국시장 점령 기회만 제공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이와 같이 중국에 유리하다고 평가되는 정도의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고 있는 국가에 대해 무역보복을 가할 경우 중국으로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중국은 수출이 작년에 2.9% 감소한데 이어 금년 상반기에도 전년동기비 6.6%나 감소해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드배치에 따른 논란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한국이 양보를 해야 하거나 심지어 사드배치 자체를 재검토하는 수준까지는 갈 수 없다./사진=연합뉴스


그래서 중국측이 들고 나오고 있는 수단들이 복수상용비자발급 중단, 선상비자요건 강화, 한류관련 공연 및 행사 중단, 신규 한중협력사업 중단, 방한행사 취소 등 비교역조치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도 기업 스스로 취한 조치들이 대부분이고 중국정부의 지시는 없었다는 보도들이다.

공산주의 국가의 특성상 비록 중국정부의 직접적인 지시는 없었다고는 하지만 중국도 한중교역의 큰 틀은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비교역조치들을 통해 중국정부의 의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드는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자위적 방어대책에 불과하다. 한국은 중국에 대해 공식 비공식 루트를 최대한 활용해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찌할 수 없는 자위적 선택이라는 점과 한반도 평화가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평화에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시켜서 동북아에서 중요한 축인 한중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전략적 대화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9월 4~5일 항조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환점으로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국도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고부가가치산업을 육성해 내수의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중국타령만 하면서 중국이 기침만 하면 감기 걸릴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것인가.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기업의 대중국 진출은 넓은 시장과 더불어 중국의 낮은 인건비가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중국도 자유무역협정을 넓혀가고 있고 세계무역기구에서 시장경제지위를 부여 받기 위해서는 무역장벽을 낮출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장만 보고 중국에 들어가야 하는 유인도 작아지고 있다. 인건비가 중요한 변수인데 근년에 들어 중국의 인건비가 급상승했다. 삼성전자 등 많은 기업들이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자연히 대중국 중간재 부품수출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국언론에서 중국관련 여행사의 주가하락을 두고 사드배치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나 중국의 보복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등 침소봉대하며 마치 사드배치를 철회라도 해야 하는 듯한 주장에 열을 올리는 데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사진=연합뉴스


지난 80년대 초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했을 때 많은 한국기업들에 대해 투자유치 손길이 있었고 그 이후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했다. 그 때 나온 얘기 중 하나가 중국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기업들을 지렛대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한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배우기도 하지만 한국기업을 지렛대로 해서 일본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전략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30여년이 지나 중국의 기술이 급격히 신장되면서 이제 기술주순이 낮은 기업들의 투자는 환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수년 전 부터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나 한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배운 중국기업의 수출이 한국으로 부메랑이 되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제 중국이 원하는 것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첨단기술이다. 시진핑 주석이 삼성전자를 방문하는 등 직접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베이징공장을 비롯해 4개의 현지공장이 진출해 있고 2018년 서부 충칭시에 제5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도 시진핑의 고향 시안에 들어서고 있다.

중국이 오랫동안 갖고자 하고 있는 자동차 엔진이나 반도체 생산기술마저 중국이 배우게 되면 한국은 더욱 첨단기술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도 한국도 조금씩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드배치를 계기로 중국이 보복할 것이라는 등의 호들갑을 떨기 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하게 한중경제관계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이 글은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가 11일 자유통일문화원과 자유경제원이 공동주최한 ‘북핵 앞에 선 우리는’ 토크톤서트에서 발표한 발제문 전문이다.)

[오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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