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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국감중 유은혜·野 비웃자 "웃지말라, 내가좋아?" 설화

2016-10-13 22:36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질의 도중 비웃음을 보내던 야당 의원들을 향해 "웃지 마시라"고 항의하던 과정에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인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반말 섞인 발언을 한 것이 화근이 돼 유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한선교 의원은 논란 끝에 오후 국감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유 의원에게 사과했지만, 유 의원은 한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할 계획까지 밝히며 '조건없는 사과'를 받아낼 때까지 몰아붙였다.

논란은 한 의원이 이날 오전 국감에서 야권에서 정권 핵심부를 향해 제기해온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에 대해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게 질의하던 중 발생했다.

한 의원은 "야당이 증인채택을 해주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계시지만 제 생각에 차은택, '최은실'(최순실씨를 잘못 언급)은 그게 무엇인데 3주간의 국감을 처음으로 되돌려놔야 하는지, 다 밝혀진 것도 아니고 설밖에 나온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야권에 대한 쓴소리로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광고감독) 차은택이라는 자가 주변 사람들과 협력을 한 건 특히 문화예술분야에서 인적네트워크에 의한 프로젝트가, 사실 특히나 시간여유가 없을 때 더더욱 '누가 (업계에서) 최고니까 같이 힘을 합쳐보라'는 일이 (드물지 않은데), 이런 일을 이제까지 (의혹제기를 하느냐). 저는 뭐…"라고 말했다.

한 의원의 말을 듣고 있던 맞은편 야당 의원들은 비웃음 섞인 표정을 짓고 있다가 이 대목에서 웃음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한 의원은 유 의원쪽을 바라보며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 웃지마시고"라고 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맞은 편에 앉은 야당 의원들을 향해 자신의 질의 도중 비웃음을 보이지 말라며 항의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러자 유 의원은 즉각 "뭐 그런식으로 말씀하십니까!"라고 소리쳤고, 오영훈 더민주 의원 등도 "내가 좋아?"라고 한 의원의 말을 거듭 따라하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아니 위원님들" 하고 말리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한 의원이 "왜요, 왜 웃어요 세분 다. 제가 질의하는 중에 비웃고 그래서 그래요. 진지하게 들으세요"라고 항의했고, 유 의원과 오 의원은 "사과하세요!"라고 한 의원을 거듭 다그쳤다.

한 의원은 유 의원에게 "선배로서 좋아한대는 얘기를 그렇게 한 것"이라며 "만약 그걸 그렇게(불쾌하다고) 느끼셨다면 제가 유감스럽다고 말씀드리겠다"고 타일렀지만 유 의원은 "그런 식으로 말씀하지 마세요!"라고 재차 소리쳤다.

한 의원이 "멈추세요. 그렇지만 동료의원들이 계속 그렇게 절 비웃듯이 웃고있는데 기분이 좋겠습니까"라고 거듭 항변하자 안민석 더민주 의원까지 나서서 "저희한테 맨날 그러시면서"라고 비꼬았다.

이에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이 안 의원을 겨냥해 "안 의원이 더하세요"라고 지적하자 안 의원은 "이장우는 그러니까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한테…"라고 반말과 함께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과거 김동철 의원의 대정부질문 도중 정부 비난성 발언에 항의하다가 "대전시민은 어떻게 저런 사람을 뽑았느냐"는 지역구 비하성 발언을 들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은 다시 한 의원에게 "정식으로 (사과)하세요 유감이 아니구요"라고 요구했고, 한 의원은 "질의하는 중에 앞에서 그렇게 웃고있을 수 있어요?"라고 맞받았다. 도중에 '형식 좀 지켜서 하시라'는 이 의원의 핀잔을 듣고 유 의원은 "시끄럽게 하지 말고 (의사진행)발언하세요"라고 받아쳤고 이 의원은 "네네 알겠습니다"라고 비꼬듯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이 "정식으로 사과하세요. 불쾌합니다"라고 하자 한 의원은 성희롱 논란을 예감한 듯 "그렇게 느꼈으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왜곡하지 마세요"라고 했고, 유 의원이 거듭 "왜곡이 아니구요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지 마세요"라고 쏘아붙이자 한 의원은 "아 네 알겠습니다" 하고 받아넘겼다.

유성엽 위원장은 일단 상황을 정리하며 "(질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도중에) 발언하는 건 (여야) 어느쪽이든 바람직하지 않다"며 "질의가 끝나고 의사진행발언으로 하시라"고 양측을 타일렀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미디어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유 의원이 별도의 입장자료를 내고 "명백한 성희롱 발언으로, 대단히 불쾌하다"며 "국회 윤리특별위에 한 의원을 제소하고자 한다"고 밝힌 뒤 오후 중 같은당 여성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의원을 규탄하면서 확대 양상을 띠었다.

이날 오후 속개된 국감에서도 한 의원을 향한 야권의 공세는 끝나지 않았다. 교문위 더민주 간사인 도종환 의원과 박경미 의원이 나서서 한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 의원은 이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저로 인해 오늘 회의가 논란인데 또다른 문제를 만드는 걸 원치 않는다"며 "유 의원에 대해선 제가 대학선배라 긴장감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까 한 발언은 남녀의 발언은 아니었다. 동영상을 다시 봤더니 고개를 돌리면서 푸념 섞인 말이 아니었나 싶다"며 거듭 "제 말은 그런 쪽은 아니었고, 지금도 받아들이기 불쾌하다면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의원은 "저희 상임위에서 논란이 벌어지길 원치 않는 사람이지만 또다시 한 의원의 말씀이 유감스럽다"며 "학교 후배이기 때문이라니, 지금 이곳은 국감장이다. 저는 개인 유은혜가 아닌 국민 대표 국회의원으로서 이 자리에 앉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감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매우 모욕적인 언사"라며 "또한 오늘 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제기를 받으신 바 있는 걸로 안다"고 꼬집은 뒤 "개인이 아니라 교문위와 국감장 전체에 대해 좀더 정중한 사과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유 의원의 말씀을 존중하고, 편협스럽게 '선후배'라는 얘기를 넣어서 무마하려 한 건 아니지만 그 대학 선후배라는 말을 빼겠다"며 "그리고 사과드리겠다"고 한발 더 물러선 사과를 했다.

상황이 일단락되자 유 위원장은 "개인을 위해서도 교문위 전체회의를 위해서도 그렇고 앞으로 질의하실 때 가급적 끼어드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고, 어떤 발언이 여러가지로 잘못됐다고 판단되시면 끝난 다음 정식으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서 해 달라"고 여야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한 의원의 '말실수'를 겨냥한 듯 "사과를 요구받을만한 발언은 최대한 자제해 위원회가 원만히 운영되고 품격을 지키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장내를 정리했다.

그러나 이처럼 오후 국감에서 상황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더민주에선 한 의원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정청래 전 의원은 "당신 얼굴이 얼마나 흉하게 바뀌었는지 보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 의원을 맹비난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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