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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적자' 소셜커머스, '무한경쟁' 탈출하나

2016-10-14 14:39 | 김정우 기자 | tajo81911@gmail.com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쿠팡이 무료배송 기준가를 두 배 가량 늘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셜커머스들의 수익성 악화의 영향으로 배송경쟁의 막이 내린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범석 쿠팡 대표./쿠팡


쿠팡은 지난 11일부터 자체 무료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기준 금액을 기존 9800원에서 1만9800원 이상으로 올렸다. 저가 구매 상품에 대한 무료배송 서비스를 사실상 중단하는 것으로 로켓배송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오던 쿠팡이 전략을 수정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2014년 지정 품목을 24시간 내에 별도의 배송비 없이 소비자가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처음 선보여 많은 주목을 끌었다. 올해는 국토부의 ‘화물운송시장 발전 방안’ 발표에 따라 위법성 논란도 해결됐다.

소셜커머스 업체가 물류 시스템을 내재화 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이끌었지만 그 만큼 우려도 컸다. 자체 배송인력 ‘쿠팡맨’과 차량, 물류센터까지 직접 운영해야 하는 만큼 인력과 시설 등에 대한 상당한 고정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업체를 이용하는 기존 배송의 경우 건당 비용은 2500원 수준인데 비해 로켓배송은 5000~6000원 수준이 발생해 비용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확한 비용은 알 수 없지만 고용 유지나 물류센터 확보 등에 대한 비용 부담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궁극적인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 배송 기준금액 결정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실제로 로켓배송 기준금액 상향이 어떻게 서비스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부담이 큰 서비스의 비용 효율성을 추구함으로써 다른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개선하는 방향이 예상되지만 자칫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비춰질까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민감한 반응은 기존 소셜커머스 3사가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입고 있는 데 대한 업계의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보인 로켓배송을 통해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거뒀지만 적자 규모는 늘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쿠팡뿐 아니라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로 불리는 3사는 모두 지난해까지 매출 규모와 함께 영업적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1조1337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2012년 845억원, 2013년 1464억원, 2014년 3485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위메프와 티몬은 지난해 각각 2165억원, 19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 규모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인 것이다.

반면 3사의 영업적자는 매출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쿠팡은 지난해 547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티몬과 위메프도 1452억원, 1424억원 손실을 냈다. 전년 1215억원, 246억원, 290억원에 비해 손실이 크게 늘었다.

이는 이들이 외연 확장에는 전념했지만 내실 있는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고객을 많이 이끌어 시장을 선점하고 지속적인 투자 유치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으로 이들은 ‘계획적’ 또는 ‘전략적’ 적자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우려는 계속 불거졌다.

성장률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13일 “지난해 소셜커머스 3사의 합산 매출액은 1억5461억원, 합산 영업적자 규모는 8313억원 수준이며, 올해 역시 적자폭을 크게 줄이기 어려워 보인다”며 올해 6월 이후 소셜커머스 3사의 매출 증가율이 오픈마켓의 외형 성장율 대비 둔화되기 시작했고 하반기 이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쿠팡의 로켓배송 기준금액 상향은 소셜커머스 3사의 ‘무한경쟁’에 종지부를 찍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티몬과 위메프는 이미 비용 효율성 제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티몬은 로켓배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택배사를 통한 시스템을 고수하면서도 새벽 주문까지 당일 배송하는 ‘슈퍼배송’ 등 서비스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묶음배송 시스템으로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왔다.

위메프도 아직 적용 품목이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바로도착’이라는 배송 서비스를 실험적으로 운영 중이다. 각 구별로 배치된 트럭이 배송차에 물품을 전해 주문 후 단시간 내에 받아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으로 인력과 차량 확대 외에 구조적인 효율성을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쿠팡의 이번 로켓배송 금액 상향이 경쟁사의 특정 배송 서비스 대비 높은 기준은 아니다. 그 만큼 이번 결정만으로 쿠팡이 자금난에 부딪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업계의 수익성 개선 노력은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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