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손해율이 개선세를 보이면서 기대를 높였지만 이달 초 예상치 못한 태풍으로 역풍을 맞은 데다 통상 겨울철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치솟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반기 개선 추세였지만 이달초 발생한 태풍과 더불어 손해율이 치솟는다고 여겨지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제동에 결렸다./미디어펜 자료
1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재물, 농작물, 풍수해 등 태풍 '차바' 관련 손보사 피해 집계 현황은 11일 기준 사고접수 건수 3만2106건이었고 손해액은 1433억 원이었다.
종목별 추정 피해 현황을 보면 사고접수 건수는 농작물이 2만2451건으로 가장 많았고 자동차가 8337건, 재물이 1531건, 풍수해가 787건이었다.
손해액(추정)으로는 자동차 피해가 562억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재물 495억, 농작물 268억, 풍수해 108억의 순이었다.
이같이 이달 초 울산, 부산, 제주, 경남, 기타지역을 휩쓸었던 태풍 '차바'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47m로, 2003년 초속 60m를 기록하며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매미'에 이어 2번째 강풍이라는 기록과 함께 큰 피해를 몰고 왔다.
이에 손보사들의 한숨도 늘었다.
일반적으로 자연재해 등 계절적인 영향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한다고 여겨지는 계절 중 하나가 여름이다. 그럼에도 올해 여름은 태풍, 장마 등 큰 자연재해 없이 잘 넘겼던 바 있다.
더불어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우량고객 확보 등 손해율 관리도 해왔던 탓에 손해율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상위 손보사들의 올해 3분기(1~9월까지 누적집계, 가마감)까지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살펴보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해당 기간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8.5%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80.5%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현대해상은 80.7%로 지난해 87.8%에 비해 7%p 가량 손해율을 개선했고 동부화재는 80.7%로 지난해 86.6%에 비해 약 6%p, KB손해보험은 80.0%로 지난해 86.4%에 비해 약 6%p, 메리츠화재는 83.1%로 지난해 91.3%에 비해 약 8%p 손해율이 하락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7~78% 가량으로 보고 있지만 지난해 업계 전체의 손해율 평균은 87.8%로 적정 손해율을 훨씬 웃도는 등 손해율이 골칫거리였고 이에 손해율 방어를 위해 애써왔다.
하지만 태풍 '차바'가 그간에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세를 일순간 뒤집어엎었고 특히 겨울은 한파, 눈, 빙판 등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한다고 꼽히는 계절 중 하나라 하반기 손해율 개선세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은 태풍이나 장마 등 큰 자연재해가 없어 계절적인 영향이 덜해 손해율이 괜찮은 편이였고 보험사에서도 손해율 관리 등을 통해 개선되는 추세였다"며 "하지만 이달 초 갑작스레 태풍이 발생, 큰 피해가 있었고 더불어 겨울철은 일반적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는 편이라 하반기는 손해율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