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대통령이 힘 빠지면 나라가 결딴난다."
이보다 현 정국 상황을 날카롭게 짚은 말이 있을까? 지금 대한민국은 온통 박근혜 대통령 잡두리로 난리법석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당은 물론이고 좌파언론과 보수언론까지 누가 대통령을 잘 패나 경쟁이나 하는 듯하다. 국정은 온데간데 없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하야라는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난무하고 있다. 정치는 실종되고 민생은 내팽개쳐진 그야말로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과 경제는 4분기째 0%대 성장으로 바닥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총체적 위기다.
안보는 예측불허인 젊은 독재자 김정은의 광기로 최대 위기를 막고 있다.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공포를 정치를 펼치고 있는 그의 변덕이 언제 어떤 형태로 도발을 감행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극점이다.
경제는 단군 이래 최악이라던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한국경제를 이끌던 두 축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악재로, 현대자동차는 파업의 후유증으로 흔들거린다. 현대자동차그룹 51개 계열사 1000여명의 임원은 자진 10% 임금반납을 결의했다. 내년 시장은 더 어둡다는 전망이다. 앞날이 캄캄하다.
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온갖 선동과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니라 정상의 비정상로 치닫고 있다. 미친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먹잇감을 찾은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물고 뜯고 찢어발긴다. 없는 것도 만들어낸다는 정치의 민낯이 고스란히 속내를 드러내 놓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적 실수를 빌미로 자신의 죄를 덮어서는 안된다. 탄핵을 부르짖는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먼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어야 한다. 송민순 회고록으로 발단이 된 문재인 전 대표의 사전협의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마주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25일 세 사람은 2시간 반에 가까운 짧지 않는 회동을 가졌다. 최순실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한 것과 관련 "부적절이고 적절이고 그런 말보다, 대통령이 그렇게 힘이 빠지면 나라가 결딴 난다. 나는 그게 걱정이다. 대통령 좀 도와 달라"고 했단다.
김종필 국무총리는 90의 노정객이다. 속된말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치른 역전의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대통령이 힘이 빠지면 나라가 결딴난다고 했다. 온동 대통령 죽이기에 몰두한 야당이나 언론에 죽비 같은 울림이다. 당리당략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는 정치인들에게 90 노정객이 던진 경고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1년 이상 남아있다. 자칫 대통령직에 공백이 생길 경우 안보도 경제도 길을 잃는 국가적 재앙을 초래한다. 야당과 좌파세력, 좌파언론에 보수매체까지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다. 탈당에 탄핵, 하야까지 금도를 넘은 모욕과 조롱이 판을 친다. 대통령을 향해 휘두르는 자위의 칼은 대한민국의 심장을 겨누고 종국에는 자신의 목을 겨누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지금 우리 헌법 체계와 현실에서 군통수권자인 대통령 외에 안보 문제를 지휘할 구심점이 있을 수 없다. 야당은 이리떼처럼 들고 일어나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안보와 경제 위기에 처한 현 상황에서 정부 각료를 모두 사퇴하라는 건 대한민국 간판을 내리자는 몽니와 다름없다.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라가 거덜나기 전에 조선 산업 부실 사태와 공중 분해된 해운 산업 문제 등 경제를 살려야 한다. 정치적 이익에 매몰된 정략은 역풍을 맞는다. 비겁하게 뒤에 숨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뒤통수를 파렴치한 정치는 퇴출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적 실수를 빌미로 자신의 죄를 덮어서는 안된다. 탄핵을 부르짖는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먼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어야 한다. 송민순 회고록으로 발단이 된 문재인 전 대표의 사전협의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북에 문의했느냐"는 핵심 팩트에 아직도 문재인 대표는 함구하고 있다. "기억나지 않는다"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그 질문은 안 받는다"며 사실관계를 뭉개고 있다. 혹여나 집권하면 사드 배치도 북에 물어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냐는 일각의 비아냥에도 귀를 막고 입을 닫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되레 "사악한 새누리당의 종북몰이"라며 몰아치고 있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의 태도치고는 무례를 넘어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 당시 상황을 확인하는 것은 국민의 처지에서 그의 소신과 자질을 가늠하고 잣대다. 더욱이 안보와 관련된 대북 기조를 조명하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검증 과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어물쩡 넘어가려 한다.
때마침 터진 청와대발 최순실 의혹에 묻혀 슬쩍 무임승차하려 한다. 뿐만 아니다. 문 전 대표 최순실 사태를 호재라도 만난듯 "종북 공세에 끝장 볼 것"이라며 오히려 역공에 나섰다. 그가 케케묵은 '색깔론'이라고 흥분하지만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데 '색깔'은 필수불가결한 기본이다. 색깔론을 들먹이는 그 자신이 색깔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대한민국 수많은 아줌마 중의 한사람이 최순실이다. 몇 가지 사실과 의혹만으로 수렴청정이니 국정농단이니 하면서 대통령의 탄핵이나 하야를 부르짖는 것은 제목에 칼을 겨누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순실 의혹은 수사팀에 맡기면 된다. 야당과 언론도 더 이상 침소봉대 하지 말아야 한다.
안보와 경제가 백척간두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외치는 건 섶을 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참에 선동과 음모의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이성과 진실이 통하는 모습으로 새롭게 그려내야 한다. 냄비근성도 버려야 한다. 뒤통수나 치는 음허한 정치인도 퇴출시켜야 한다.
정권과 권력욕에만 눈이 멀어 자신들의 살길과 당리당략만을 좇아온 부나방 정치인에게 다시 한번 눈을 부릅뜬 국민의 감시가 필요한 때다. 선동과 음모론, 의혹만으로 혹세무민하는 기울어진 언론에 대한 회초리도 함께 들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의 남의 임기 14개월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정은 흔들림 없어야 한다. 고난이 따르는 가시밭길이겠지만 국가와 국민의 안위만을 생각해고 한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그를 지지해 준 국민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