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김주하 앵커는 틀리지 않았다. 김주하 앵커는 지난 28일 뉴스 방송에서 최순실을 향한 편지 형식의 브리핑이 '대통령 봐주기'란 논란이 일자 이에 대해 해명했다. 특히 김주하 앵커는 '최순실 PC'사건을 최초 보도한 jtbc 손석희와 비교되면서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궜다.
28일부터 29일 오전 현재까지 포털 실시간 검색어의 상위권에 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 김주하 아나운서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결론적으로 김주하 앵커의 발언은 잘못되거나 편파적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온통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세우지 못해 안달 난 이들에게는 고깝게 보였을 것이다.
김주하 앵커의 발언은 어디 하나 틀린 곳이 없다. 그의 해명대로 그는 대통령을 편들지 않았다. 최순실 사태에 대해 최순실의 해명과 답변을 요구한 것이다. 온통 최순실 의혹으로 블랙홀에 빠져든 대한민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국민의 진실한 목소리를 대변한 것 뿐이다.
그의 말대로 가장 큰 책임질 사람은 대통령이 맞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사법절차가 어렵다는 말도 맞다. 그러니 공범이자 사태 발단의 원인 제공자인 최순실에게 당당하게 조사 받으라는 것이 왜 대통령 봐주기로 둔갑한 것일까.
김주하 앵커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보자. 좋은 의도로 대통령을, 대한민국을 도운 것이라면 이 땅에 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당신으로 인해 대통령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싫다면 오라고 했다. 백번천번 맞는 애기다.
김주하 앵커도 황당했을 법하다. 진솔한 그의 마음이 '대통령이 힘들어하니 피해자다'는 얘기로 변질된 것에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말이 오독되고 윤색되고 각색되어 온라인을 도배하자 입을 열었다.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대통령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맞다. 그래서 김주하 앵커는 이 혼돈의 세상을 바로잡을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최순실 씨에게 그렇게 당당하다면, 좋은 의도로 대통령을, 대한민국을 도운 것이라면 이 땅에 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당신으로 인해 대통령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싫다면 오라고 했다. '대통령이 힘들어하니 피해자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었다.
그의 말은 구구절절 옳다. "지금 우리나라는 혼란스럽습니다. 국민은 아우성입니다. 그런데 참 조용한 곳이 있습니다. 일이 터진 그 곳, 바로 청와대입니다". 정확한 진단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에 질문을 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대통령이 숙고하고 있다'였지요. 청와대가, 대통령이 국민 여론을 제대로 감지하고 있는 건지 참 궁금합니다"라고 했다. 이 역시 틀린 말이 아니다.
중요한 건 이 대목이다.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원래 조직에서 1인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2인자가 나서서 지휘를 하는 게 기본이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 청와대에선 대통령이 이렇게 되고 최순실씨가 독일로 가버려서 일까요? 나서는 이가 없습니다.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패닉 상태에 빠진 국정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다.
의혹에 의혹을 부풀리며 가뭄에 쩍쩍 갈라지는 논바닥처럼 먼지만 풀풀 날리던, 그래서 참 언론에 대한 갈증이 목구멍까지 쳐 올라온 답답함에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였다.
기울어진 언론의 저울추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먼지만 나도 바람이라고 우기고 결국 광풍을 만들어 내는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언론에 대한 죽비다. '나 죽고 너 죽자'식으로 분노의 사회로 치닫는 대한민국에 대한 고심이 오롯이 녹여 있다.
김주하 앵커의 심경은 마지막 부분에 그 절절함이 배여 있다.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패닉에 빠진 대한민국을 더 이상 내버려두어서는 안됩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