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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잡자"…코엑스 일대로 몰리는 유통가

2016-10-31 13:49 | 김정우 기자 | tajo81911@gmail.com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코엑스몰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 ‘유통 공룡’들이 속속 발을 들이고 있다. 외국인 개별 관광객이 주로 찾는 강남 상권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코엑스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이 위치하고 현대자동차 그룹 GBC가 들어설 강남구 삼성동 일대./현대자동차그룹


오는 12월 결과 발표 예정인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입찰에 참여한 5개 대기업 중 2개 사업자가 삼성동에 후보지를 선정했다.

지난해 입찰에 이어 현대백화점이 이곳에 위치한 무역센터점에 면세점 조성을 제시했으며 HDC신라도 건너편 아이파크타워에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늘어나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 등이 주로 강남 지역을 찾는다는 점을 포착한 신세계도 서초구 센트럴시티를 후보지로 택했으며 롯데 역시 올해 영업을 종료한 송파구 월드타워점을 되찾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28일에는 신세계그룹 신세계프라퍼티가 무역협회 등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칼트몰 임차운영사업자 선정 최종계약을 체결,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9일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에 이어 시내 복합쇼핑몰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로써 유통가의 ‘강남 대전’은 삼성동 일대를 중심으로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새로 특허권이 부여되는 사업장은 3곳이다. 5곳의 후보지 중 2곳이 삼성동인 만큼 이 지역에 새로운 면세점이 한 개는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선정될 경우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에 1만4005㎡(약 4244평) 규모로 면세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에는 향후 5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주변 관광 자원을 개발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무역센터점 앞에 ‘한류 스타’를 테마로 한 ‘강남돌 테마파크’ 조성하고 압구정동에서 청담동까지 조성된 ‘한류스타거리’를 삼성동까지 잇는다는 계획 등을 담았다. 여기에 한류 콘서트 개최와 강남구청과의 연계를 통한 지역 투어 등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내세웠다.

지난해 용산점 특허권을 따낸 HDC신라는 대로 건너편 아이파크타워 1층에서 6층까지 약 1만3000㎡ 공간에 삼성전자의 IT(정보통신기술)가 덧입혀진 국산품 특화 매장 등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코엑스몰을 품은 신세계는 코엑스몰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과 쇼핑명소 조성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전문점 유치, 코엑스몰-신세계 포인트로 전환 등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신세계 포인트 사용처를 코엑스몰까지 확대함으로써 활성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코엑스몰에는 롯데면세점도 자리를 잡고 있다. 2010년 애경그룹이 운영하던 AK면세점을 인수한 것으로 매장면적은 4723㎡로 크지 않다.

하지만 올해 코엑스점 매출액만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중요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월드타워점 영업 종료 후에도 서울 시내 매출이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것도 소공점 외에 이곳으로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국내 굵직한 유통사들이 발을 들이고 있는 삼성동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입지적 조건과 향후 발전 전망 때문이다.

이 일대는 지하철 삼성역과 봉은사역 2개 노선, 강남-송파를 지나는 여러 버스와 공항도심터미널 등이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며 2023년에는 수도권 고속전철 GTX 개통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인근 영동대로 지하개발, 현대자동차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 등이 예정돼 있으며 향후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현재도 강남 지역에서는 주요 관광지로 꼽힌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강남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19%에 해당하는 84만여명이 이 일대를 찾았다.

이 같은 지역에서 유통가 ‘큰손’들의 경쟁에 불이 붙은 만큼, 향후 일대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상권 공략의 큰 그림에 중요한 요지다.

오랜 기간 이 지역에서 백화점을 운영해온 현대백화점은 남쪽으로는 지난해 선보인 판교점부터 압구정본점, 여의도에 조성할 ‘초대형’ 백화점까지 서울 동남권에서 중심부까지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앞서 리뉴얼을 통해 면적을 기존 3만3800㎡에서 5만2892㎡까지 약 56% 확장한 바 있다.

신세계 역시 명동 백화점·면세점부터 최근 리뉴얼을 통해 영업면적을 크게 확장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중간에 삼성동을 잇는 ‘쇼핑 벨트’ 구축을 그리고 있다.

HDC신라도 시내면세점 경쟁에 있어 용산점을 중심으로 강북 수요를 잡고 강남 수요를 이곳에 끌어들여야 하는 입장이다.

오는 12월 시내면세점 결과에 따른 상권 변화와 기존 삼성동에 터를 잡은 유통 공룡들이 어떻게 경쟁하고 시너지를 창출할지 업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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