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손해보험협회가 2년여 가까이의 공백을 깨고 신임 전무를 선임했다. 신임 전무 자리에는 금융감독원에서 국장을 보냈던바 있는 '관료' 출신이 자리하면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의 금피아의 망령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손해보험협회가 2년여 가까이의 공백을 깨고 신임 전무를 선임했다. 신임 전무 자리에는 금융감독원에서 국장을 보냈던바 있는 '관료' 출신이 자리하면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미디어펜
손해보험협회는 오는 11월 1일자로 신임 전무에 서경환 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장을 선임했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1월 장상용 부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난 이후 2년여 가까이 자리가 비어있었다. 이후 전무 자리를 전 금감원 국장 출신으로 메운 것.
앞서 정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를 척결하고자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일명 관피아 방지법) 시행하는 등에 나섰다.
더불어 협회에서는 부회장직도 폐지했다. 금융당국 인사 등 외부인사들이 주로 차지했던 부회장직이었던 만큼 이를 차단하고자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전무 자리를 신설했던 것이다. 이에 초반에는 전무 자리를 내부승진으로 정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관피아' 척결 외침이 무색하게도 '2인자' 자리에 금융당국 출신의 관료가 자리를 잡게 됐다.
생명보험협회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8월 선임된 송재근 생명보험협회 전무 역시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보분석원 제도운영과장, 감사담당관 등을 역임한 금융위 전 과장으로 금융당국의 '관료' 출신이다.
보험협회외에도 은행연합회 전무에는 홍재문 전 금융위원회 국장, 금융투자협회 전무에는 한창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관료' 출신들이 한자리씩 자리를 차지했다.
물론 '관료' 출신의 이점들도 있다. 아무래도 협회는 회원사간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외부활동도 잦고 당국과의 접촉도 많다보니 당국에 직접 몸을 담갔던 인물이라면 아무래도 대외활동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특히 현재 손보협회나 생보협회는 민간 출신의 협회장이 자리하고 있어 당국 출신이 임원진급으로 오게 되면 상호보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다만 손보협회와 생보협회 전무 자리는 올해 초부터 끊임없이 금융당국 출신의 관료들 이름이 거론돼 왔고 이들이 전무에 선임되면서 결국 '부회장'에서 '전무'라는 직함만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관피아'를 척결하겠다며 부회장직을 없애고 전무자리를 만들더니 결국 또 관료출신이 자리잡았다"며 "이는 ‘직급세탁’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협회장들은 민간 출신으로 보수적인 조직문화 탈피, 개혁, 혁신 등을 주창했지만 과거 그들을 좌지우지했던 금융당국 출신의 관료들이 전무 위치로 간다면 상명하복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