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재영 기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지자 무고한 연예인이 희생되고 있는 것. 그 대표 연예인이 배우 박해진이다.
최순실의 최측근 고영태까지 문제가 먼지는 줄 알았지만,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는 출처 불명의 사진 하나에서 고영태와 박해진이 함께 자리한 모습이 엄청난 루머를 발생시켰다. 박해진 역시 최순실과 관련된 인물 가운데 하나가 아니냐는 억측이다.
해당 루머는 박해진의 이미지를 상당부분 훼손시켜 그의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위기까지 낳았다. 이에 지난 31일 박해진 측은 공식 입장으로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표명했다. 박해진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그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중에 찍었던 것으로, 이미 2011년 명백한 합성 사진 한 장을 포함해 돌았던 4개의 사진중 하나다. 이미 해명과 고소 고발을 통해 보도 매체까지 처벌돼 박해진의 명예를 회복한 오래된 사진이었다.
또 소속사는 두 사람이 연락처도 근황도 알지 못하며 며칠 전에야 정치적으로 중대한 사안에 연루된 고영태와 함께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다는 것. 분명한 것은 박해진과 고영태가 개인적으로 알거나 연락을 취하는 사이가 확실히 아니라는 점이다.
어쩌면 처참한 국가 운영 문제에 분노한 국민들이 분풀이를 할 대상으로 박해진을 저격했는지 모르겠다. ‘화’(火)의 발생 근원을 수습하지 못해 불이 엄한 데 옮겨 붙은 격이다. 대중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 별 죄책감 없이 멀찍이서 아무렇게나 언급할 수 있는 대상은 주로 연예인이다. 하지만 단지 한 장의 사진이 어떠한 경위로 탄생한 것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갖가지 억측을 쏟아내는 일은 단순 마녀사냥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신중을 기해 국정 운영에 힘쓸 것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신중하지 못한 판단으로 무고한 희생양을 만들어낸 아찔한 순간이다. 최순실은 결국 입을 열었고, 죄를 시인했다. 앞으로 대중이 화를 쏟아낼 초점은 명확하게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