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투기세력 주도의 주택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청약자격과 분양권 전매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시장을 급랭시키는 충격요법은 불황국면의 국내외 경제상황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완급조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본보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과열 조짐의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책 발표와 맞물려 실현 가능하고 시의 적절한 부동산 대책을 제시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와 함께 긴급 간담회를 마련했다.
Q. 정부에서 내놓을 대책의 예상 내용은.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이하 박): 청약통장 1순위 자격을 강화하고,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가수요가 넘치는 1순위 자격 강화는 꼭 필요하다다. 현재 신규 분양 1순위 청약의 문턱이 너무 낮아 투자세력에 의해 시장이 출렁이는 등 문제가 크다.
한문도 한국부동산박사회 회장(이하 한): 새 아파트 분양 시 수요자의 재당첨을 제한하고, 청약통장 1순위 조건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본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LTV, DTI 등 대출 비율도 소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석만 한국주거환경학회 이사(이하 석): ‘청약통장 1순위 자격’이 가장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1년 가입 조건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으로는 ▲미성년자 1순위 자격 상실 ▲1순위 자격 얻으려면 2년으로 가입조건 연장 등으로 예상한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이하 김): 강남 재건축발 부동산 경기 과열에 대한 대책임을 감안하면 강남지역 내 투기과열지구, 특정지구 등을 지정할 것으로 예측 가능하다. 더 강한 대책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부활일 것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 평균 3000만 원 이상 개발이익을 얻으면 정부가 ‘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를 말한다.
Q. 정부 대책과 파장은?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경제 상황을 감안, 시장이 소프트랜딩하도록 하되 상황에 따라 저·중·강 등 완급을 조절하며 시장이 예측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의 경우 현 6개월에서 낮은 강도의 정책이라면 1년, 중강도라면 3년, 강하게 나갈 시 5년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금 대출은 저강도 대책일때 금리를 4%까지 인상할 것으로 본다. 중강도의 대책을 내놓는다면 중도금 3차에 한해 대출을 시행하고, 4차~6차는 자가부담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 이보다 더 강한 대책이라면 대출을 전면 규제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조기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청약 1순위 자격을 대책에서 다룰 시, 저강도라면 2년으로 늘릴 것이고 규제를 세게 한다면 2년에 기존 주택보유자는 2순위로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현 경제 상황 및 가계부채 등 고려한 현실적 대책은.
김: 현재 강남 등 서울 일부 지역은 웃돈이니 하며 집값이 오르고 있으나 외곽 등 기타지역이나 지방은 소강 상태로 판단된다. 이처럼 일부 지역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을 자제시키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가려면 전매 규제가 효과적이다. 투자자의 돈이 묶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지역에 따라 좁혀서 진행하지 않고 전국에 획일적으로 실시하면 자칫 경제 전반적으로 악화될 부작용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석: 강남 재건축 시장의 과열로 이상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2018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도입이 현실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내년까지 해당 정책의 유예기간으로, 현재는 재건축지역 중 관리처분완료 시 초과이익 환수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만일 관리처분 미인가 시 2018년에 해당되므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2018년부터 도입한다면 내년 하반기부터 강남 재건축 투자가 조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생각된다.
박: 내년에 신규 단지 물량이 줄어드는 등 시장이 침체될 징후를 제시하며 규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현 분양시장이 과열상태인 점은 명백하다. 이른바 ‘돈 내고 돈 먹기’인 현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돌아가야 안정성을 갖출 것이라고 본다. 이에 청약 자격 강화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한: 정책을 통해 전매기간이 연장된다면 과열된 시장에 바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내년부터 지방을 시작으로 과잉공급에 따른 부동산 가격 조정현상이 예상되는데다 이러한 현상이 수도권을 거쳐 서울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실수요자는 지금 주택 구입을 해도 무방하긴 하나 일단 관망 후 매입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 집을 매입하려는 수요자라면 먼저 자신의 자금 여력부터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여유 있다면 도심·잠재지역 등 가치가 예상되는 지역의 아파트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여력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대출해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정책 이후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나 지역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디어펜=이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