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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도 '최순실 괴담' 확산...코스닥이 임종룡-신제윤 운명 갈랐나?

2016-11-05 07:00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이하 최순실)의 국정개입 파문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을 둘러싸고 최순실을 비롯해 차은택씨 등 비선실세가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추진해오던 자본시장 관련 정책도 ‘최순실표’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최순실표 코스닥 분리’ 거부하다 신제윤 경질?

루머는 지난해 2월 급작스럽게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경질된 것에서 시작한다. 2014년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있었지만 안정적으로 금융시장을 관리해오던 신 전 위원장은 급작스럽게 낙마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신 위원장은 청와대가 코스닥을 한국거래소에서 분리하고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하자 ‘애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거부하다가 옷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핵심 구호로 내세웠던 ‘창조경제’를 거부했다는 ‘죄목’인데, 여기에도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위),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사진=금융위원회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순실이 대기업을 압박해 돈을 뜯은 것도 모자라 코스닥기업을 통해 돈을 모금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창조경제와 코스닥시장 분리 및 상장활성화 정책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최순실과 관련자들은 코스닥시장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아이카이스트다. 교육콘텐츠 및 IT 디바이스 개발업체인 아이카이스트는 지난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모델 기업이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유엔과 손잡고 10조원 규모의 스마트스쿨 보급 사업에 나선다’, ‘상장사를 인수한다’ 등 여러 사기행각을 벌이다가 결국 지난 9월 김성진 대표가 구속됐다. 특히 최순실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의 동생이 부사장으로 재직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최순실 세력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이 옷을 벗은 뒤 금융위원장 자리를 꿰찬 것은 행정고시 제24회 동기인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다. 임 내정자는 신 전 위원장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듯 코스닥시장 분리와 상장활성화 정책을 충실히 밀어붙였다.

최경수 거래소 전 이사장도 이를 적극 따랐다. 이에 지난해 말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속출하면서 투자자보호 없이 기업의 상장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임 내정자는 지난달 24일에도 자본시장 유관기관장과 임직원들을 긴급 소집해 코스닥시장 분리를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에 힘쓸 것을 독려했다.
 
결국 코스닥시장 분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졌느냐에 따라 두 행시 동기인 임 내정자와 신 전 위원장의 운명이 바뀐 것이다. 행시 24회 전체 수석은 신 전 위원장이 차지했지만 동기에 밀리고 경제부총리 영전까지 지켜보는 신세가 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유는 몰라도 청와대에서 신 전 위원장을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면욱 국민연금 CIO, 안종범 넘어 최순실과 관련?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최순실 관련 의혹은 국민연금으로도 번졌다.  이번 의혹은 오히려 코스닥시장 하락과 관련이 있다. 지난 6월 국민연금은 느닷없이 위탁운용사들에 투자 유형별로 벤치마크(BM) 복제율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대형주형은 벤치마크지수의 50% 이상을, 중소형주형은 20% 이상을 복제해야 해 대형주 쏠림 현상이 일어났고 코스닥 시장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대형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사상 최고가인 171만6000원까지 치솟은 데 비해 코스닥지수는 지난 2일 종가 기준 연중 최저치인 606.06까지 떨어졌다. 이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지원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대기업에 자금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대구 계성고, 성균관대 1년 후배로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켜 이 같은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 본부장까지 최순실과 관련을 맺은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더욱 이상한 것은 국민연금은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달 26일 서둘러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일단 이달 중 1조원의 자금을 국내주식에 투자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BM 복제율 강화는 안정적 투자를 통해 쏠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강 본부장이 오기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위탁운용사 투자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 직접투자 자금 여유가 생기게 때문에 국내주식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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