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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문재인 좇은 조선일보 사설, 군사변란 선동하나"

2016-11-12 18:15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지금 군사변란을 선동하나. 이 사설 자체가 재앙이다.” 우리나라 1위 신문인 조선일보를 향한 강력한 질타이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12일 ‘군통수권에 대한 조선일보 사설의 위험천만한 기회주의’ 제목의 글에서 같은 날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사설을 강력 비판했다.
 
조선일보 사설 제목은 ‘군통수권 비상대권의 소재만은 확실히 해야 한다’이다. 먼저 조 대표는 “제목부터가 틀렸다. 군통수권과 비상대권은 헌법에 의해 대통령의 고유권한임이 명백하다. 소재확인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헌법이 살아 있고 대통령이 유고(有故)가 아닌데 왜 조선일보는 느닷없이 군통수권 소재를 확인하자는 사설을 쓴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앞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치는 물론 외교안보 관련 모든 권한까지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군통수권과 계엄발동권까지 내놓으라고 주장한 일이 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도 똑같은 주장을 했다. 

조 대표는 “조선일보의 사설은 이런 문 전 대표의 주장을 존중해 쓴 것”이라면서 “논란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논란거리로 만든 뒤 시비(是非) 판단도 안하는 비겁한 사설”이라고 질타했다. 

조 대표는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주장 자체가 이 나라가 처해 있는 현실의 위중함과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하는 지금 군통수권과 비상대권과 같은 국가유지의 바탕을 이루는 권한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는 명확히 해야 한다. 잘못하면 유사시조차 나라가 마비될 수 있다’고 주장한 대목부터 강력 성토했다.

조 대표는 “‘옳고 그름을 떠나’는 비겁한 표현”이라면서 “보도는 사실을 전달하는 기능을 하지만 사설은 옳고 그름을 가려내기 위해 써진다. 조선일보는 ‘옳고 그름을 떠나’라는 표현으로써 이 사설을 통해 의문의 여지가 없는 비상대권과 군통수권의 소재를 불분명한 것처럼 만들고 소재확인을 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설에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수십만 시민이 모여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려는 상황이다. 대통령 지지도는 5%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대통령 탄핵도 구체적으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탄핵 절차가 시작되면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 군통수권 등도 자동으로 총리에게 넘어간다’는 대목이 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12일 조선일보의 '군통수권 비상대권의 소재만은 확실히 해야 한다' 사설을 비판하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을 존중해 썼지만 논란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논란거리로 만든 뒤 시비 판단도 안한 비겁한 사설"이라고 주장했다./연합뉴스



이에 대해서도 조 대표는 “미래에 일어날 최악의 상황을 제시하면서 문재인의 ‘쿠데타적 발상’을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사설에는 ‘국회 추천 거국총리가 등장할 경우엔 군통수권이나 계엄선포권을 비롯해 재정긴급명령권, 선전포고권 같은 중대한 권한이 어디에 있는지가 계속 논란이 될 수 있다. 이 논란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라는 대목도 있다.

하지만 조 대표는 “거국총리이든 구국총리이든 총리는 총리이다. 헌법을 읽으면 알 수 있는데, 총리에게 군통수권이나 계엄선포권이 있는지 없는지 왜 논란이 되나”라면서 “대통령이 유고 상태가 되어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하는 경우를 빼고는 총리가 군통수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 아니라 철칙이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그는 이어 “논란이 될 수 없는 것을 논란으로 규정한 점에서 사설은 결정적 논리 모순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가 ‘북한이 만약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폭침 같은 짓을 재차 저지르고 나올 때 최고 명령권자가 대통령인지, 거국내각 총리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온다면 말 그대로 재앙이다’라고 주장한 대목에서도 조 대표는 “필요 없는 논란을 만들어서 겁까지 준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이 대목을 김정은이나 한국 장교들이 읽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그렇게 ‘헷갈리는 상황’은 올 수가 없는데 사설은 올 수 있다고 했다. 헌법에 충성하는 대한민국 장교들 중 간첩이 있다면 모르지만 누가 (총살형을 각오하고) 현직 대통령을 제치고 거국내각총리의 반(反)헌법적 군통수권 행사를 따르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조선일보는 지금 군사변란을 선동하나”라고 강력 성토하고, “이 사설 자체가 재앙이다. 그 거국내각총리가 보안법 폐지론자이고, 사드배치 반대론자이며, 연방제통일론자라면”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조 대표는 “이 사설의 기회주의는 결론에서 더욱 명백해진다”면서 조선일보가 ‘헌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군통수권·선전포고권을 넘기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과 현행 헌법 하에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엇갈린다고 한다’고 쓴 대목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정말일까. 대통령의 2선 후퇴 범위를 둘러싸고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대통령만이 행사할 수 있는 군통수권과 선전포고권을 헌법에 명시 규정이 없음에도 멋대로 총리에게 넘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정말 있을까”라면서 “있다면 틀렸다고 가르쳐줘야지 사설에서 이렇게 존중해줄 필요는 없다. 헌법 해석은 최고의 통치행위에 관련된 것으로서 백면서생 같은 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전문가들 의견마저 갈라진다면 대통령과 거국 총리가 정치적으로 합의해 권한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수밖에 없다. 모두가 사욕(私慾)을 버리고 이 비정상적 상황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조 대표는 “이 대목에서 조선일보는 중대한 헌법위반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치적으로 합의해 권한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은 대통령이 군통수권과 비상대권을 사적 소유물로 생각하고 국무총리와 반헌법적 거래를 하여 양도할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조선일보를 향해 “기회주의적이고 위험한 주장이다. 조선일보 사설은 문재인 씨를 엄중하게 비판한 뒤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한 군통수권과 비상대권 등은 총리에게 넘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조 대표는 “‘태양이 동쪽에서 뜨는가 서쪽에서 뜨는가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나섰으면 ‘태양은 동쪽에서 뜬다’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설의 결론이 ‘모르겠다’라면 이 신문의 양식과 지성의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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