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을 전격 수용했다. 15일 단독 회동은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마비 사태를 풀 중요한 분수령이다. 20여일 넘게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마비된 국정을 안정화 시킬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추미애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민중의 힘을 빌어서는 안 된다. 적확하게 말하자면 군중심리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12일 100만 명(경찰 추산 26만 명)의 촛불시위에서 나온 대통령 하야를 그대로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 추미애 대표는 철저히 절차적 민주주의에 따라야 한다.
100만 명이라는 숫자는 엄중하다. 민심의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숫자와 분노가 모든 것을 정당화 하지는 못한다. 숫자놀음에 속아 넘어선 안 된다. 지난 대선 1577만 명의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했다. 100만 명의 15배다. 경찰 추산대로라면 60배다. 그들은 촛불을 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싸고 백가쟁명식 해법이 등장하고 있다. 정치권의 해법은 대부분이 독이다. 당리당략과 권력을 도적질 하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헌정파괴적인 요구도 서슴치 않고 있다. 소문과 진실 사이에서 진실은 묻혔다. 괴담과 터무니없는 선동과 음해가 사실을 가리고 있다.
위험한 정치놀음은 안 된다. 헌법이 정한 민주적 절차를 외면하는 것은 헌정농단이다. 하야니 2선 후퇴니 하는 억지 떼법은 또 다른 국정농단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현직 대통령이 아닌 그 누구에게도 대통령의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다. 여소야대와 정국에서 야당의 힘자랑이나 헌누리당이 된 새누리의 꼼수는 사라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을 전격 수용했다. 15일 단독 회동은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마비 사태를 풀 중요한 분수령이다. 20여일 넘게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마비된 국정을 안정화 시킬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사진=연합뉴스
촛불을 든 민중이 100%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해도 경찰 추산대로라면 6% 남짓이다. 속내는 다르다. 대선 당시 다른 후보를 선택했던 국민은 1482만 명이다. 아마 촛불 집회에 나타난 이들은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봐야 10%도 안 된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촛불시위에는 일부 국회의원과 자치 단체장도 나와 국민을 선동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하야'를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다. 자치단체장은 헌법과 법률을 지켜내야 할 공무원이다. 스스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들도 참여했다. 촛불을 들고 집회 군중속에 섞였다.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은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군중들의 함성이 자기 표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정치도 시정도 길거리 팽개쳐 졌다. 혈세가 짓밟혔다. 국민의 분노 절반은 그들의 책임이다. 국민들은 안다. 헌법과 법률을 뭉개는 그들 역시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대표라는 것을.
국민의 분노를 이용하지 말라. 그들 역시 국회의사당에서 호화찬란한 청사에서 호가호위했다. 국회는 선진화법의 장막속에서 민생은 저버리고 정쟁만 키웠다. 경제활성화 법안은 먼지더미에 묻혔다. 대기업 중소기업에는 경제민주화란 족쇄를 채웠다. 조선 해운 등 구조조정은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었다. 공범이다. 최순실 사태는 그 상실감에 대한 분노의 부싯돌이었다. 그들은 돌을 던질 자격이 없다.
촛불민심에 등 기대 대통령 권한을 탐하지 말아야 한다. 선거도 치루지 않고 정권을 넘기라고 하는 도둑 심보는 버려야 한다. 국민의 뜻이 진정 하야라면 국회에서 탄핵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헌법이 정한 민주적 절차를 외면하는 것은 대다수 국민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2%의 촛불로 탐욕의 정치를 꿈꾸지 말라. 98%가 돌을 던지게 하지 말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양비론과 어르고 뺨치는 시대착오적 술수의 정치를 버려야 한다. 박지원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회담을 놓고 "청와대의 야권 균열공작에 추 대표가 놀아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국민의당도 요청이 오면 양자회담을 진행할 것이라는 제안에 박지원은 "우리는 안 넘어간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지난 토요일 모인 민심(촛불집회)이 바라는 게 그것(양자회담)이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의 정치시계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최순실 사태를 반전의 기회로 잡은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앞장서 대통령 퇴진을 부르짖고 서명운동에 나섰다. 민심은 거리정치에 진저리 친다. 안철수의 생각과 정치는 딱 거기쯤 멈춰 있다.
야권 분열을 우려하는 기득권 정치의 악령이 어른거린다. 당리당략이다. 권력욕에 눈이 멀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저성장, 트럼프, 국정마비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경제는 사면초가다. 안보의 불확실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컨트롤타워가 부재 상황이다. 나라 운명이 백척간두다. 국정협력은 절대 과제다. 촛불이 외치는 건 그대들에게 죄를 사함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위기의 대한민국호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의 제1당 대표답게 나라의 앞날만을 생각해야 한다.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촛불이 아니다. 법과 도덕과 윤리가 바로 선 '정의사회'다. 잘못은 법의 절차에 따라 벌을 받으면 된다.
하루 빨리 국정 리더십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당략을 내려놓고 국가적 난제를 풀어야 한다. 안보에 한 치의 흔들림이 있어서도 안 된다. 몸살 앓는 경제도 살려야 한다. 이 모든 조치가 헌법과 법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원칙에 충실해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 추미애 대표의 정치력을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제1조 2항)". 지금 이 시점 대한민국의 정치인이라면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야 한다. 혹여 촛불 뒤에 숨어 가면의 정치를 꿈꾼다면 당장 위선을 벗어 던져라. 그리고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정치인들의 짬짜미로 단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게 진정한 촛불의 의미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