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완성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준중형급 차량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더불어 전반적인 완성차의 품질과 성능의 향상으로 기존보다 하위 차급의 차량에서 높은 완성도와 성능을 발휘하는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 차량의 크기가 작아지며 다양한 이점들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를 끌고 있는 준중형SUV(위쪽부터 시계방향)한국지엠 트랙스, 르노삼성QM6, 쌍용차 티볼리./각 브랜드.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총 7만8253대를 기록한 현대차 아반떼AD였다.
지난해 10만대 넘게 팔리며 판매량 1위에 오른 LF소나타는 6만9039대에 그치며 아반떼AD에 자리를 내주었고 '서민의 발' 포터 역시 7만8115대로 2위에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개별소비세 할인 혜택이 없어지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중형 세단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연비가 좋은 준중형 세단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차가 선전하기는 한국지엠과 쌍용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의 경차 스파크는 올 들어 6만4423대나 팔렸다.
스파크는 지난달에만 6412대가 판매돼 지난해 10월보다 18%나 늘었다. 이는 프로모션을 강화한 측면도 있지만 경차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결과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쌍용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를 앞세워 13년 만에 판매량 10위 내 진입을 노리고 있다.
티볼리는 국내 시장에서 지난달까지 4만6232대 팔렸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6가 올초 출시 이후 4만5604대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역시 준대형 세단급의 옵션과 완성도지만 중형 세단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형차 이상에선 제네시스 EQ900, QM6 등이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가 확대되는 정도다.
기아차가 올 들어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차종은 CUV 쏘울(12만859대)이다.
CUV는 SUV와 비슷한 형태이지만 승용차 차체에 제작되어 SUV보다 크기가 작고 연비가 높은 자동차를 말한다.
쏘울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높은 실용성으로 무장한 쏘울이 경기침체를 겪는 미국 시장에서 연일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추세가 올해 말까지 유지되면 쏘울은 미국 시장 출시 7년 만에 판매 1위 모델에 오를 전망다.
이런 소형차 쏘울의 선전이 기아차 수출물량을 높이는 효자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전량 광주공장에서 생산돼는 쏘울은 내년 상반기까지 내·외관을 업그레이드한 ‘더 뉴 쏘울’ 모델 수출이 시작되며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 시장에서도 소형차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랑둥(아반떼MD)을, 기아차는 소형차 K3가 인기 차량으로 꼽히고 있다.
랑둥과 K3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내 준중형차 시장에서 핵심 차종으로 자리잡으며 조만간 소형 SUV 니로까지 추가 투입을 통해 중국 시장의 새로운 경쟁력 보충으로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준중형모델과 소형모델의 인기는 충분한 성능향상과 풍부한 옵션과 함께 연비과 세금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차량의 크기가 작아지면 그만큼 무게에서도 가벼워지며 높은 연비는 당연한 결과다. 또 차량가격이 저렴해진 만큼 세금역시 저렴해지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경기가 좋지 않으면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형 차량이나 준중형 차량을 선호하게 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에서도 소형차 가 현지 업체 차량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판매 1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며 “성능과 품질면에서 한단계 진화한 준중형 모델들이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