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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참을 수 없는 가벼움…문재인·안철수에 독인 까닭?

2016-11-15 19:30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오만일까? 추미애 대표의 리더십 부재일까? 무엇이 됐든 더불어 문제다. 민주당은 얄팍한 계산속에 눈이 멀었다. 애초 난국을 헤쳐 나갈 생각 같은 것을 기대했다면 사치다. 추미애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답지 않았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다. 실망을 넘어 자괴감이 든다.

조변석개다. 아침에 먹은 마음을 저녁에 뒤집었다. 민주당은 14일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양자 영수회담을 일방 철회했다. 회담 성사에서 뒤집기까지 걸린 시간은 11시간30분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30분 공식 발표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간 영수회담이 15일 오후 3시에 청와대에서 열린다고. 오후 8시30분에 취소했다. 회담공식 발표 2시간만이다.

민주당의 자중지란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이건 좀 다르다. 하루도 안돼 자신들이 요구했던 회담을 손바닥 뒤집듯 했다. 대통령을 향해 시도 때도 없이 불통을 외쳤다. 이건 소통일까 불통일까. 불통과 소통은 동전의 양면이다. 철저한 이기에 바탕을 둔다. 이가 되면 소통이다. 불이면 불통이다. 소통도 불통도 정치권에 넘어가면 소통이 불통이요 불통이 소통이 되기도 한다. 아전인수다.

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일방 철회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청와대가 요구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먼저 요구했다. 청와대는 받아 들였다. 요구한 측이 뒤집었다. 이건 보통의 문제가 아니다. 추미애의 리더십보다는 민주당의 오만이다. 국민은 없다. 정권욕만 보인다. 당 대표는 핫바지다. 국정을 걱정하길 바랬다면 착각이다.

국정도 국민도 없다. 오직 정치적 셈법만 있을 뿐이다. 촛불민심을 교묘한 사술로 해석하고 주술로 풀어낸다. 촛불은 그들에게 우물 같은 존재다. 우물의 샘물은 눈 돌리고 퍼내지 않으면 솟아나지 않는다. 퍼내는 우물의 샘물은 끝없이 솟아난다. 해석은 제각각이다. 샘물은 스스로 솟을까, 아니면 때때로 퍼내기 때문에 솟을까.

추미애 대표가 영수회담을 일방 철회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추미애 대표의 리더십 부재와 민주당의 오만이 빚은 결과다. 추 대표와 민주당은 광장의 촛불보다 국정공백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보내는 국민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양자회담 결렬은 야권 분열의 불씨를 지폈다. 국정혼란의 난맥을 풀기는커녕 매듭만 꼬이게 했다. 자기 귀를 막고 소통을 외쳤다. 돌아오는 메아리를 소통이라 자위했다. 국민은 귀머거리가 되었다. 눈 뜬 장님이 되었다. 제1 야당의 현주소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회동소식에 격분했다. 철회소식에 환호작약했다. 박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의 퇴진에 힘쓰겠다고 했다. 청와대의 꼼수 공작정치를 규탄한다고 했다. 100만 촛불을 들먹였다.

대권을 꿈꾸는 야권주자들의 해석은 제 각각이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토요일(12일)에 보인 (촛불) 민심이 과연 그것(양자회담)을 바라는지 다시 되묻고 싶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양자회담은) 뜬금없는 제안"이라며 야권공조를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대국민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헌법 유린, 국정 농단, 권력형 비리 사건을 접하며 참담한 부끄러움과 깊은 분노를 느껴왔다"고 했다.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충정 때문에 최대한 인내해 왔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대통령이 조건 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전국적인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특권을 대청산하고 흙수저, 금수저가 따로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사후약방문이고 염치없는 눈치정치다. 문재인이 문제라고 한 어느 노정객의 말을 실감케 한다. 진짜 문제투성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난국의 실마리 내지는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식물상태고 국정은 마비됐다. 여당은 그야말로 난파직전이다. 제 1야당의 존재감을 보일 때다. 국민의 선택에 겸허히 응해야 한다. 비겁하면 용기라도 있어야 하고 용기가 없으면 비겁을 인정해야 한다.

거국내각 주장부터 특검까지 야당이 요구했다. 설마 했다. 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한 방 맞았다. 토끼몰이 본색이 나왔다. 2선 후퇴에 하야, 퇴진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본심이 들켰다. 국정 수습이 아닌 국정 혼란을 부추겨 정권 탈취의 속셈을 드러냈다. 촛불은 그들의 방패막이다.

헌법과 법률의 절차는 외면하고 있다. 탄핵은 가장 민주적 절차이다. 자신이 없다. 민심을 못 믿는다. 촛불을 의심하고 있다. 결국 당리당략이다. 그 이후에 대한 대안은 없다. 그저 탈취욕이다. 집권욕이다. 불행한 건 국민이다. 국민이 뽑은 대표가 시민단체나 이익단체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그들의 대표노릇을 하고 있다.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정마비 상황에서 몸값 올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어이없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마비를 악용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대통령과 배신의 정당(새누리)을 보며 국민들은 혀를 찼다. 야당은 이걸 자신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촛불은 언젠가는 꺼진다. 촛불은 곁불의 의미가 무의미 하다. 

국민들이 촛불을 든 이유는 단죄를 넘어 혼돈의 어둠을 밝혀 달라는 것이다. 국회와 야당이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돌을 던질 수 있는 국민은 있어도 돌을 던질 수 있는 국회의원은 없다. 더욱이 국정마비 상태를 수습하지 못하는 제1야당은 이미 정당의 역할을 상실했다.

이쯤되면 그들의 속셈은 빤하다. 오만과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다. 야당답지 못한 야당과 대권주자 답지 못한 대권주자의 탐욕일 뿐이다. 촛불은 바람에 약하다. 이 대로라면 멀지 않아 역풍이 불 것 같다. 야당은 국정 혼란을 이용해 국정마비를 기도하는 것이 아닐까. 불안감을 증폭 시키는 건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의 가슴에 국민은 없다는 것이다. 

광장의 촛불보다 국정공백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보내는 국민이 더 많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헌정파괴의 길을 간다면 그들 역시 바람 앞의 촛불이다. 촛불 민심을 빌어 이기의 정치를 펴선 안 된다. 민주주의의 시계를 되돌려서는 안된다. 지금 이 시점에선 어쩌면 대국민 약속을 어긴 추미애 대표의 사과가 먼저 아닐까?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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