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최순실 사태’ 여파에 따라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등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증시에서는 차기 대선주자 관련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차기 대선은 내년 12월에 예정돼 있지만 박 대통령이 중도 하차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선주자 관련 종목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이재명 성남시장 관련주다.
22일 장에서 오리 신선육, 가공육, 우모(오리털) 부문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정다운은 상한가로 치솟았다. 별다른 호재는 없었다. 정다운은 김선철 대표이사가 이 시장과 중앙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날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이 시장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 ‘대선잠룡’ 빅3에 진입했다.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이 최근 지지율을 높이면서 관련 테마주도 증시를 흔들고 있다.
특히 정다운의 사례와 같이 이 시장과 대표가 인간관계가 있거나 성남시와 관련이 있는 종목은 무분별하게 이 시장의 테마주로 둔갑하고 있다. 동산건설은 이 시장의 고향인 안동에 본사가 소재하고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엮였다. 이밖에 이 시장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토탈소프트, 에이텍티앤, 시공테크, 프리엠스, 오리엔트정공, 티엘아이, 캠시스, 인터지스, 인터불스 등 셀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 세력이 대선 후보로 밀면서 주춤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테마주 역시 다시 부활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엘시티 특혜대출 의혹에 야권 대선 주자가 연루됐다는 루머가 돌면서 회생의 기반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반 총장 테마주 역시 기존 지엔코, 휘닉스소재, 씨씨에스, 광림, 성문전자 등을 거쳐 이기남 회장이 반 총장과 대학동문인 삼지전자를 비롯해 일야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반 총장의 사촌 동생으로 잘못 알려졌던 반기로 대표가 재직 중인 파인아시아자산운용가 투자한 파인디앤씨와 부산주공도 이날 급등세를 보이는 등 여전히 반 총장의 테마주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는 엘시티 연루 의혹이후 큰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이 시장에 비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김현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상무는 “장이 별로 좋지 않다보니 투자자들이 모멘텀을 찾기 위해 정치테마주로 쏠리는 것 같다”며 “아직은 증시에 혼란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내년 초에는 극심해 질 것으로 보고 교육 강화 등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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