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로는 처음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했다.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로는 처음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고 있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미디어펜
박근혜 대통령의 직권남용·강요 등 비위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8시40분경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검사와 수사관을 1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건물 5∼10층에 있는 기금운용본부장실, 운용전략실 등에 들어가 작년 삼성물산 합병 관련 문건, 관련자들의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 중이다.
앞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작년 5월 26일 합병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했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경유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합병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당시 두 회사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의혹을 낳고 있었다. 현재 검찰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 삼성의 최씨 모녀 지원에 대한 대가성 차원이었는지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 관계자는 "검찰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내용을 수사 중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압수수색에 나설 줄 몰랐다"며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직원들도 어수선한 상태"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검찰이 특정한 곳만을 압수수색하는 것이 아니라 공단 여기저기를 보고 있다"며 "국민연금에 입사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도 "한 번도 기금운용본부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적은 없었다"며 "시장은 계속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업무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고 검찰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