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조원 상당의 소난골 드릴십 인도 지연에 이어 또 다른 발주처로부터 드릴십 2척에 대한 연기요청을 받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의 자금난이 한층 가중될 전망된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미디어펜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미주지역 시추업체인 애트우드 오셔닉(Atwood Oceanic)으로부터 드릴십 2척에 대한 인도 연기를 요청받았다.
계획대로라면 해당 드릴십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인도될 예정이었다. 애트우드는 내년 드릴십을 인도받아 브라질 시추작업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업황 악화 등으로 관련 사업이 늦어지면서 대우조선에 드릴십 인도 연기를 요청하게 됐다.
애트우드는 이미 지난해 두 차례 인도를 연기한 바 있다. 이번에 또 다시 연기를 요청하면서 2012년 9월과 이듬해 6월 각각 계약된 드릴십은 내년 9월과 2018년 6월에 인도될 예정이다.
현재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두 척에 대한 인도 일정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소난골은 건조대금 12억 4000만 달러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드릴십 인도를 미루고 있다.
통상 인도가 지연되면 잔금 지급도 미뤄진다. 이에 비춰 일각에서는 잇따른 인도 지연으로 자금난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우조선이 소난골 드릴십 인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 4월부터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와 맞물려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된다. 당장 내년 4월부터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대우조선의 회사채 규모는 9400억 달러 규모다.
그러나 대우조선 측은 유동성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애트우드에 발주한 드릴십 두 척에 대한 잔금 4억달러 가운데 1억5000만 달러를 올해 안으로 지급받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으로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애트우드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대신 대금의 일부를 올해 안으로 지급 받는 방안에 대해 협상하고 있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소난골 역시 상대측에서 인도해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만큼 내년 3월에만 인도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