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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강화, 분양시장 '설상가상'…"집사기 겁나"

2016-11-29 09:52 | 조항일 기자 | hijoe77@mediapen.com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올해 안에 당첨이 안돼면 집을 못사겠네요"

지난 25일 한 견본주택을 찾은 음모(57)씨는 내부를 둘러보는 내내 머리속에 근심만 가득했다. 11.3 부동산대책으로 청약 당첨기회가 넓어진 반면 갈수록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내집마련의 금융비용 부담도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다. 

같은날 전국 34곳에서 건설사들이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분양에 들어갔다. 11.3 부동산대책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분양시장은 다시 시동을 걸면서 전국에서 약 50만여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분위기는 냉랭하다.

투기수요 규제와 더불어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기회를 늘렸다고 판단되는 부동산 규제가 금융권 규제와 맞물리면서 주택분양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내년 1월 1일부터 신규 분양 아파트 집단대출분의 잔금대출에 원리금 분할상환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부동산 규제가 금융권 규제와 맞물리면서 서민들의 숨통을 틀어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25일 한 견본주택 현장.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분양분부터 신규분양 아파트 집단대출 이후 계약자의 잔금대출에 원리금 할상환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도 불구하고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동안 집단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받지 않았다. 이는 분양시장 과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기 힘든 서민들에게는 간절한 도움이었다.

집단대출을 받게 되면 최장 5년까지는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면 됐기 때문에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자, 사회초년생 등이 분양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 1월 1일부터 분양공고한 사업장에 당첨된 분양자는 2~3년 뒤 잔금대출을 받을 때 강화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받아야 한다. 

11.3 부동산대책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금융권의 강력한 규제가 발표되면서 건설사와 실수요자 모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분양 예정물량은 약 5만5000여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이달 1만5000여가구에서 약 3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금융권 규제를 받기 전에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규제가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이 내년 분양 예정이던 단지들도 연내 분양으로 앞당기고 있다"며 "내년으로 넘어가면 규제와 함께 분양시장 비수기(1~2월)가 맞물리면서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수요자들은 금융권 규제로 내집 마련이 더욱 요원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집단대출이 막히면 서민들은 새집을 분양받지 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이미 분양을 받은 상태에서 소득 수준에 의해 중도금 대출이 안된다고 하면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투기세력은 억제하면서 실수요자들을 위한 금융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여신 가이드라인으로 서민이나 무주택자에게도 상환 능력에 맞는 대출이라는 잣대를 적용하면 자칫 실수요까지 제한할 수 있다"며 "서민들이나 실수요자들에게는 장기 저금리의 정책 모기지 상품을 확대하는 추가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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