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거래가 급감하자 증권사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년간 증권사 임직원 11명 중 1명꼴로 직장을 잃었으며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도 100명 이상 회사를 떠나는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었다.
이와중에 투자자들은 손실이 나자 증권사를 상대로한 소송도 급증해 증권사 영업 손실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신흥국 금융불안과 일본 엔저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며 전체 증권사 수익은 앞으로도 뚜렷하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여의도 증권가는 지금 더욱 차가운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증권사 임직원수 2년만에 4천명 줄어...애널리스트도 100명 '실직'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243명으로 임직원 수가 정점을 찍은 2011년 말 4만4,055명 보다 3,812명 줄었다.
이중 정규직원은 2011년 말 3만4,338명에서 지난해 말 3만2,248명으로 8.4% 줄었다. 계약직 직원은 감원 칼바람이 더욱 거세 8,112명에서 6,483명으로 20.1% 감소했다.
▲ 지난 2년간 증권사 임직원 11명 중 1명꼴로 직장을 잃었으며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도 100명 이상 회사를 떠나는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었다/뉴시스 |
증권사의 꽃으로 통하는 애널리스트도 감원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애널리스트 수는 2011년 말 1,423명에서 2012년 말 1,455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1,322명까지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인원 감축과 함께 조직도 대폭 축소했다. 증권사 조직 수는 지난해 말 3,433개로 2011년 말 3,905개보다 472개 줄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인원 감축과 조직 축소에 나선 것은 유럽 재정위기를 신호탄으로 국내외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지며 증권 거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 순익은 지난해 3분기(10∼12월) 마이너스를 보여 2,646억원 순손실이 났다.
지난 2011년 3분기(10∼12월) 5,87억원에 달했던 순익이 증감을 거듭하다가 2012년 4분기 4,459억원을 끝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순익이 1,192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분기 233억원 순손실로 돌아섰고 3분기 순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다.
◇'내 돈 물어내'...증권사 상대 소송 '급증'
증시 침체 여파는 단지 조직 축소에 머문 것이 아니다.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자들의 투자손실 관련 소송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증권업계의 전체 소송 건수는 400건, 총 소송 금액은 총 1조1,316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증권사가 원고인 경우는 112건이며 소송 금액은 3385억원으로 나타났다.
62개 증권사 가운데 36개사가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10개 증권사 가운데 6개 증권사가 소송에 휘말렸다는 의미다.
▲ 최근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자들의 투자손실 관련 소송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뉴시스 |
증권사가 원고인 경우를 포함해 소송 건수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으로 56건에 소송 금액은 625억원에 달했다. 교보증권(33건, 620억원), 대우증권(33건, 201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증권사 관련 소송이 늘어나는 것은 증시 침체 여파로 투자자들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권익을 주장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간 금융 소비자 단체 역시 적극적으로 투자자들 권익 보호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2012년 결산 기준 증권사의 기업실사 부실 및 금융상품 불안정 판매로 발생한 소송은 전체 162건 중 51건(31.48%)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에는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해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동양증권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이민형 연구원은 "증권회사들이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