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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대학생

2016-12-03 11:3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고3 시절, 수능 공부를 하다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평소 역사나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기 때문에 그와 자주 대화를 하곤 했다. 그 날 주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훌륭한 대통령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이라 답했다. 친구는 의아해하며 ‘고등학생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말문이 막혔다. 고등학생은 두 대통령을 훌륭한 지도자라 말하면 안 되는 것인가? 

지금도 ‘젊은 사람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는 말을 듣는다. 그 때마다 되묻고 싶다. 젊은 사람이 해야 하는 생각은 무엇입니까. 20대가 존경해야 하는 대통령과 사회를 보는 눈이 정해져있기라도 한 것입니까. 

대한민국에서 자유주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편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비슷한 연배의 동지를 찾는 것도 힘들었고, 의견 하나 내세우는 데에도 조심스러워야 했다. 고독한 자유주의자에게 박동운 교수님의 발제문은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글을 읽고 나는 세상이 뭐라 하든 자유주의자로서의 신념을 지켜갈 것이라 결심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반(反)자유의 망령에 사로잡혀있다. 경제적 자유의 측면에서 기업은 각종 기업규제와 높은 세금 및 준조세에 시달리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와 더불어 경제와 정치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탓이다./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대학생

대한민국. 여기에는 건국과 성장의 역사, 전쟁으로 인한 비극의 역사가 담겨있다. 100년도 채 되지 않은 나라이지만 그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혼란 속에서 건국되어 역경을 딛고 성장한 나라, 대한민국. 나는 내가 나고 자란 이 나라가 자랑스럽다.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15일에 태어났다. 당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를 택했으나, 대한민국만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했다. 사회주의가 몰락할 때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나라도 대한민국이다. 우남 이승만 대통령과 그의 동지들이 자유국가 미국을 선택하고 그 체제를 이 땅에 가져온 덕분이다.

당시 통일정부가 수립되었다면 2016년의 한반도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생각해본다. 내가 지금과 같은 풍요를 누릴 수 있었을까.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을 선택할 권리,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 할 동기(動機), 나와 하나가 되다시피 한 스마트폰. 자유시장경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나는 이들을 당연하게 소비하고 향유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박정희 대통령 역시 옳았다. 박정희 대통령의 공적이라 하면 대다수가 경제성장만을 떠올린다. 물론 경제성장도 큰 공적이다. 수천 년 간 농업사회였던 이 땅에서 기업이 탄생하고 중화학공업을 포함한 각종 산업들이 경쟁력을 가졌다는 것은 기적이다. 그런데 경제가 아무리 성장하더라도 나라가 안전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애초에 안전하지 않은 나라에서 경제는 성장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함께 안보 강화에 주력했다. 

안보에 대한 박정희 대통령의 신념은 ‘자주국방’이었다. 우리 힘으로 우리를 지키자는 것이다. 당시 국제 정세는 혼란스러웠다. 미국의 외교정책이 급변함에 따라 안보 환경이 불안정해졌다. 전 세계의 데탕트 흐름에 따라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월맹의 베트남 통일을 승인했다. 심지어 미국은 1.21 사태를 방관하다가 이틀 뒤 발생한 푸에블로호 납치사건에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과 동지는 없으며 강한 국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당시 국제 정세는 혼란스러웠다. 미국의 외교정책이 급변함에 따라 안보 환경이 불안정해졌다. 박정희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과 동지는 없으며 강한 국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의견은 다양하지만 길은 하나

나라가 많이 어지럽다. 정치, 경제, 안보 모든 것이 흔들리는 시국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이 나라가 혼란을 극복하고 잘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고민 끝에 도출한 방법은 제각각이다. 자유화를 해야 한다는 이들이 있는 반면, 자본주의와 자유주의가 문제의 원인이라며 사회주의를 도입하자는 이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를 적절히 배합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답은 정해져있다. 자유주의가 인류를 잘 살게 한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증명되었고 지금도 증명되고 있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은 일제히 몰락했다. 자유주의 국가만이 살아남았다.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일시적 성과를 낼 수는 있으나 그것은 단기적 효과에 불과하다. 개인보다 공동체, 경쟁과 격차대신 평등, 작은 정부 대신 큰 정부를 지향하는 사회의 구성원들은 결국 노예의 길로 빠져든다. 

지금 대한민국은 반(反)자유의 망령에 사로잡혀있다. 경제적 자유의 측면에서 기업은 각종 기업규제와 높은 세금 및 준조세에 시달리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와 더불어 경제와 정치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탓이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는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해야 할 기업가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고 있다. 기업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이다. 

표현의 자유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정부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었으나 지금은 다수 시민들에 의해 자유를 억압받는다. ‘우덜식’ 표현의 자유가 대표적이다. 다수의 생각과 다른 의견은 묵살당하는 것도 모자라 ‘틀린 주장’이라 비난받는다. 문제는 대다수가 반(反)자유, 반(反)기업, 반(反)시장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생각은 표로 직결된다. 시장(市場)과 기업 활동을 규제하고, 자유무역에 반대하며, 의견의 다양성을 다수 의견의 전유물로 여기는 사회에서 자유주의는 빛을 볼 수 없다. 

요즘 들어 자유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주의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나는 자유주의자인 나와 그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지키고, 번영의 길이 무엇인지 알고 공부한다. 다수의 힐난 속에서도 각 분야에서 작지만 당당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목소리가 한반도 전체로 퍼져나가 자유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를 고대한다. /황단비 경제진화연구회 운영위원


(이 글은 지난 달 30일 자유경제원이 리버티홀에서 개최한 '원로학자가 들려주는 인생이야기 시리즈 제1차 세미나-박동운 교수가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에서 황단비 경제진화연구회 운영위원이 발표한 토론문 전문이다.)

[황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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