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주째 "우리가 국가의 주인이다!" 라고 외치고 있는 광장의 군중이 곧 국가라면 그들과 전혀 다른 의미로, '이게 나라냐?'고 되묻고 싶다
지난 토요일 대체 그 성난 민의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가 궁금하여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오후 7시경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지난 주 내내 '100만 촛불을 넘어 200만 촛불'이라고까지 떠들어 댄 온갖 매스컴의 보도와는 달리 세종대로 옆의 샛길들은 비교적 한산했다.
프레스센터 앞 자유발언대에서는 민주노총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노조원 두 명이 사회를 보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광장의 구호는 바로 이들이 외치던 구호 두 가지로 대표된다. "국민이 곧 국가다" 그리고 "이게 나라냐."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민의'는 바로 좋은 직장 틀어쥐고 비정규직 차별하며 자식에게 그 '착취' 당한다는 일자리를 세습시키고 있는 귀족노조 민주노총의 주장에 다름 아니었다. 그들이 '감히' 청년의 미래를 운운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중학생인 남자 아이 하나가 무대 위에 올랐다. "다들 대통령이 무능하다, 무능하다 욕을 하지만 저는 그 대통령에게 한 가지 배웠습니다! 생각 없이 살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는 것을요!" 하고 소리치자 광장의 어른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그들은 중학생 아이의 삐뚤어진 적개심에 기름을 붙는 나쁜 어른들일 뿐이었다.
민주노조 소속 전문 시위꾼이 "동지 여러분! 아, 동지란 용어가 불편하신가요? 동지는 같은 뜻을 갖고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동지 여러분! 괜찮다면 동지 여러분께 함께 구호를 외치자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주권자다! 박근혜를 퇴진시켜! 대한민국 바로잡자!" 하고 있었다. 이들은 동지란 말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 용어인지에 대한 이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만 무리지어 떼창하면 스스로가 대한민국의 주인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언론에 의해 만들어지고 부풀려지는 촛불 여론, 광장의 선동꾼들에 의해 쥐어짜내진 분노는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에 엄청난 상처를 내고 있다. 역사를 유린하고 있다. /사진=시민 제보
국가가 파탄 직전의 위기상황이라 분노의 촛불을 들었다는 시민들이 서로의 드레스코드를 자랑하며 오늘은 어느 연예인이 나왔을까 하는 관심으로 기대 섞인 웃음과 함께 시시덕거리며, '길라임'이니 또 최태민과 얽힌 속옷이니 하는 찌라시 수준의 추문들을 주제로 공개발언하면 화끈하다고 열광하고 있었다.
이런 광장의 군중이 곧 국가라면, 이들 말마따나 이게 정말 나라일까?
광장에 직접 가 봄으로써 '100만' 촛불의 진실도 함께 해소 됐다. 어린이들이 '대따 많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백만'은 '대따'라는 뜻을 가진 비유적 표현인 듯하다. 3만이 될까 말까 한 인원들끼리 모여 "여기 모인 우리 백만 촛불은!!!" 이라고 외치는 것을 보고 비로소 의문이 풀렸다.
물론, 추운 날 대통령의 잘못을 따져 묻는 선량한 시민들이 2만 명이든 3만 명이든 거리로 나왔다는 사실은 대통령이 반성해야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을 반증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으로 인해 상처 받았다.
그러나 현재 언론에 의해 만들어지는 여론, 광장의 선동꾼들에 의해 쥐어짜내진 분노는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에 엄청난 상처를 내고 있다. 역사를 유린하고 있다.
광장에 응집해 있는 과잉 대표된 군중은 물론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절대 지지하지 않았을 사람들이다. 이들의 민심으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면, 선거는 왜 하는 것인가? 임기는 왜 보장하는 것인가? 앞으로 어느 대통령이 제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은 만 19세 이상의 모든 국민에게 참정권이 있으며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 보호를 우선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동시에 공화국이고 법치국가이다. 이것은 건국 이후부터 우리가 피로 지켜온 가치이며 민주주의 발전의 결과다.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다.
아울러 주권재민(主權在民)은 문자 그대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라는 뜻이 아니다. 국가와 계약한 국민들이 국가를 대신 통치할 행위자에게 권력을 위임한다는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을 뜻한다. 이러한 사상의 원류를 창조하고 부당한 권력에 대한 시민 저항권을 설파한 존 로크는 시민혁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왜냐하면 시민의 혁명이라는 것은 사람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오직 정부의 제도와 법률에 근거를 둔 권위에 대한 반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든 무력으로 그러한 제도와 법률을 망가뜨리고 무력으로 그 침해를 정당화하는 사람은 참으로 그리고 문자 그대로 반란자(rebel)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와 시민정부에 들어감으로써 무력의 사용을 포기하고 그들 간에 재산, 평화 및 통일성을 보존하기 위해서 법률을 제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력을 내세워 법률에 대항하는 자들은 반란을 일으키는, 곧 전쟁상태로 되돌아가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반란자이다."
로크의 이와 같은 설명은 아무 때이건 주권자인 국민이 통치자에게 위임한 권력을 줬다 뺐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나라냐? /여명 자유경제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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