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회 청문회에 무더기로 증인 채택된 재계 총수들이 6일 굳은 표정으로 국회에 들어섰다.
대부분 총수들은 국회 청문회장 입구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무표정한 표정으로 일관하며 말을 아꼈다. “성실히 답하겠다” 등 원론적인 답변만을 남기고 청문회장 대기실로 들어갔다.
삼성·현대자동차·SK그룹 등 9개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주요 그룹사 총수들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9시25분 쯤 상기된 표정으로 국회에 입장한 이 부회장은 미르재단·K스포츠 등에 대한 부당 지원 의혹에 대해 아무 답변 없이 대기실로 향했다.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청문회장으로 들어섰다. 굳은 표정의 신 회장 역시 묵묵부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양호 한진 그룹 회장은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성실하게 답하겠습니다”의 짧은 말을 남겼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엽합회 회장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허 회장은 청문회 참석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기분이) 좋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광고 몰아주기에 대해 "잘 해야죠"라는 말을 남기고 청문회장으로 향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아버지인 정 회장을 보좌했다.
정 회장이 입장할 때 건물 밖에서는 경호요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시위자의 플래카드를 낚아채기도 했다. 이 플래카드에는 ‘정몽구도 공범이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순으로 입장했다. 이 가운데 김 회장은 “(이번 청문회는) 기업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대기업 총수들이 한꺼번에 국회에 출석한 것은 1988년 일해재단 비리 관련 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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