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찬성 234표로 가결되면서 경제계는 앞으로 경제 안정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다양한 변수로 인한 우려도 존재해 관련 대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경제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경제단체들은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어려운 경제를 침몰시키는 상황이 계속되서는 안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A그룹 한 고위관계자는 "탄핵 가결로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안정 국면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탄핵 가결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 경제 불안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대책 수립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B그룹 관계자는 "탄핵 가결은 국정 안정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일단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첫발을 내딛었기 때문에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고 최순실 게이트도 빠른 시간내에 마무리돼 재계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은 정국 안정을 통한 경제 살리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를 정치와 분리해서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들이 제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미 수립된 정책과 예산을 차질없이 집행하고 환경 변화나 리스크 등이 많은데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획을 정부가 빨리 수립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업은 투자, 일자리 창출 등에 노력하고, 정부도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과 심리 위축을 막고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 추진의 일관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통령 탄핵 정국까지 맞물린 현 상황에서 불확실성 최소화 차원에서 경제 사령탑 단일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사령탑이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겸 경제부총리 내정자 두 명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적한 경제 현안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단일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상의 한 관계자는 "이미 수립된 정책과 예산을 차질없이 집행하고 환경 변화나 리스크 등이 많은데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획을 정부가 빨리 수립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탄핵 가결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대선 등 변수가 많아 아직 패닉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연말 사장단·임원 인사와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 현대기아차, SK, 포스코 등 대다수 대기업은 대부분 내년 사업계획 수립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세 차례나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삼성은 곧 출범할 특별검사가 수사에 돌입하면 또다시 압수수색 대상이 될 가능성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투자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27조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했는데 이 중 3분기까지 집행된 게 14조7000억원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12조3000억원이 4분기 중 집행됐어야 하는데 최순실 사태의 파장으로 의사결정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년 경영계획이나 투자계획 수립 등을 위해 분주해야 할 시점에 대통령 탄핵 정국까지 덮치자 기업 최고위급 의사결정의 역량이 다른 곳으로 분산되면서 정작 경영에는 소홀하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