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언제까지 최순실게이트에 꽁꽁 묶여 있어야 하나?
검찰 수사, 국회청문회, 특검수사, 헌재 심리 등으로 최순실 리스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마다 경영공백과 차질이 심각해지고 있다. 최순실 리스크가 재계를 블랙홀로 빨아들이고 있다.
외환 위기에 버금가는 어려운 경영상황에서 최순실 이슈로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재계로선 '블랙스완' 출현에 악몽을 꾸고 있다. 전혀 생각지도 않던 박근혜대통령 탄핵과 촛불민중혁명이 불시에 재계를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다.
주요그룹들은 가장 바쁜 연말연시를 맞아 중요한 투자계획 등을 미루고 있다. 대부분 그룹들이 내년 투자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공격경영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정치리스크가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은 이달 초 실시하려던 정기인사를 유보했다. 그룹의 중요한 행사인 삼성인상 행사마저 미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야의원들의 집요한 정치공세에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전경련도 탈퇴하겠다고 했다. 삼성만이 아니라 현대차 등 다른 그룹들도 기존 경영관행과 시스템에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주요그룹 회장들과 사장들도 해외비즈니스 스케줄을 잡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검과 국회특조, 헌재 심리등에 줄줄이 불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 최태원 SK회장등은 주요국 대통령과 수상, 국왕, 각성 최고책임자, 최고경영자등과 투자협의 등을 위해 수시로 비행기를 탄다.
회장들의 영향력과 대외신인도는 한국의 대통령을 능가한다. 외국정상과 기업들, 투자자들에겐 한국의 대통령 총리 장관 국회의장, 의원보다 더욱 중요하다. 그들이야말로 걸어다니는 국가이미지들이다. 한국경제를 상징하는 경제대사들이다. 국민혈세를 받아가면서 지지고 볶는 정치인들이야 아무리 안방에서 난리쳐도 외국기업이나 언론에겐 단신거리도 안된다.
총수들이 한심한 4류 정치인들의 정쟁 덫에 걸려 노심초사하는 것은 국가적 재앙이다. 글로벌 경제전생을 진두지휘하는 총수들의 어깨를 축 쳐지게 하는 것은 경제의 성장판을 닫게 한다.
야당은 박근혜대통령을 탄핵한 후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했지만,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 야당은 그룹 총수들과 사장들을 박대통령 뇌물죄 혐의 입증에 필요한 지렛대로 삼으려 혈안이 돼 있다. 이들은 최순실특조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해 온갖 호통과 망신주기, 무례한 질문으로 괴롭혔다.
국회 최순실게이트 청문회에 선서하는 재계총수들. 의원들은 글로벌그룹 총수들을 대상으로 호통치기, 망신주기, 인신모욕 발언으로 저질특조라는 빈축을 샀다. /연합뉴스
전경련 탈퇴하려는 총수들은 손을 들라고 요구하는 오만방자한 의원도 있었다. 민주당 안민석 박영선 김한정은 가장 저급한 질문으로 빈축을 샀다. 박영선은 이부회장에게 능력이 없으니 경영권을 전문경영인에게 주라고 다그쳤다. 안민석은 이부회장에게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을 당장 해고하라고 겁박했다. 황당 무개한 질문이요, 상식이하의 공세였다.
국회는 총수들을 더 이상 최순실 특조에 호출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지난 6일 9개그룹 총수들을 불러서 온갖 망신을 줬으면 충분하다. 여기에 재미를 들려 다시금 소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경제위기만 심화시킬 뿐이다. 정치인에 대한 환멸만 부추긴다.
박영수의 특검도 신중해야 한다. 9개그룹 총수들은 검찰 수사에서 10~12시간 조사를 받았다. 국회특조에 불려가 온갖 고초를 겪었다. 특검까지 총수들을 불러 '깐 이마 또 까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특검은 검찰 수사와 국회특조 증언내용을 충분히 검토하면 된다.
특검은 검찰보다 더욱 강도높게 박대통령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위해 벼르고 있다. 총수들이 특검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삼성 롯데 SK CJ 등 일부그룹의 경우 댓가를 바라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는 '허위진술'을 강요받을 수 있다. 총수들은 검찰수사와 국회특조청문회에서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위한 공익재단 설립에 대가를 바라고 출연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경우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것은 자율적 결정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검찰은 박대통령과 이부회장의 청와대 독대를 사후 뇌물죄혐의로 의심하며 수사강도를 높였다. 박대통령 범죄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특검은 원하는 답이 안나올 경우 해당그룹들을 손목을 더욱 비틀지 않을 까 우려된다. 특검은 총수들이 투자와 일자리창출에 주력할 수 있도록 최대한 기업인 수사를 자제해야 한다.
정치권 정쟁은 내수형이다. 해외에 별다른 파장을 주지 않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총수들을 숱하게 소환해 수사하고, 괴롭히는 것은 국가경제와 기업이미지에 치명타를 준다. CNN과 BBC, 월드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즈 등은 최순실스캔들로 한국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숱하게 전하고 있다. 부패 스캔들 뇌물에 연루됐다며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을 거론하고 있다. 공들여 쌓아온 기업이미지와 브랜드가치가 훼손당하고 있다.
헌재도 국가경제를 생각해야 한다. 헌재가 충분한 기간을 갖고 심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헌재측은 심리에 필요할 경우 기업인을 소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헌재까지 총수들을 소환하는 것은 글로벌그룹들을 더욱 얼어붙게 한다.
재계는 최순실게이트에 치여 내년 상반기까지 힘겨운 시기를 보내야 한다. 정치가 경제를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경제에 잔뜩 짐만 주고 있다.
국회특조 청문회에 들어가는 총수들. 재계는 검찰 수사와 국회특조에 이어 특검수사, 헌재 심리시 소환 등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총수들이 최순실게이트에서 조속히 벗어나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합뉴스
헌재의 탄핵심리 이후도 극히 불투명하다. 야당은 온갖 반기업 반시장적 규제안을 쏟아내고 있다. 대기업 오너경영을 규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법을 개정해 오너경영체제를 무력화시키려 한다. 신규 순환출자 규제에 이어 기존 순환출자마저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대주주 의결권 지분을 제한하려 한다. 월가 투기자본으로 하여금 한국간판 기업들의 적대적 인수합병등을 도와주려 한다. 이적행위, 매국행위가 따로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여기에 장모 김모 등 좌파경제학자들이 총공세를 펼쳐 한국기업의 최대 강점인 그룹경영시스템을 해체하려 저주의 굿판을 벌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대선까지 야당의 경제민주화 질주가 가속화할 것이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 양산하고, 대주주 경영권 규제하는 데 헛심을 쓸 것이다.
집권여당 새누리당은 야댱의 폭주를 견제해야 한다. 박대통령 탄핵으로 갈라선 친박과 비박은 원수지간으로 멀어졌다. 당론이고 뭐고 없어졌다. 기업관련 규제법안들이 야당의 공세대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내홍을 겪더라도 기업 투자와 일자리창출만은 지원해야 한다. 야당의 반기업 공세는 막아줘야 한다. 이는 자유민주적 시장경제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새누리당이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다.
정치권은 탄핵이후 정국 안정에 책임이 있다. 말로만 경제우선, 민생국회를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 경제는 정쟁과 별도로 다뤄야 한다. 유일호-임종룡이 어색하게 동거중인 경제부총리부터 정리해줘야 한다. 경제사령탑이 위기를 맞는 경제를 챙기게 해줘야 한다.
미국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박대통령 탄핵이 국가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여야는 국가신용등급이 추락하는 사태는 결단코 막아야 한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과 여야, 재계리더들이 한데모여 경제살리기 방안부터 모색해야 한다. 대외외적으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 경제컨트롤타워가 작동중이라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기업들의 불안요소가 해소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