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나경원-김세연 원대 경선 출마…"중도보수가 진짜보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수도권 출신 여성 최다선(4선)의 나경원 의원이 3선의 김세연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해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 출마한다고 14일 공식 선언했다.

나경원·김세연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친박계와 당권투쟁을 벌여온 비박계 모임 비상시국위원회의 일원으로, 비상시국위의 추인을 받아 이달 16일 치러질 경선에 도전하게 됐다.

이들 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들끓는 민심 속의 새누리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궤멸을 피할 수 없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좌파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천명한 친박계 정우택·이현재 조와 달리 이들은 야권과 각을 세우는 대신 중도보수를 천명했다.

또 비박계 대표 후보인 만큼 이들은 친박계를 겨냥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모습"이라며, "비상식적이고 사당화된 지금의 새누리당의 모습으로 당의 화합을 외친다면 우리는 끓는 물 속에서 데워져 죽는 개구리가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도 보수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다시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보수의 혁신적 정비와 재건이 절실하다"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가치를 높이고 도덕성과 책임감으로 무장한 새로운 중도 보수정당의 모습으로 당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나경원 의원은 "저와 김세연 정책위의장 후보는 이제 당의 변화 속에 화합을 이루는 한편 이번 (최순실) 사건의 교훈인 제왕적 대통령제의 종식, 그리고 그 교훈인 개헌의 동력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당과 협력할 건 협력하고 우리가 지켜야할 건 지켜가면서 위기의 보수와 위기의 대한민국을 세워가겠다"면서 "다시 한번 진짜 보수가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고 '진짜 보수'를 자칭했다.

김세연 의원도 "국민들께선 이미 지난 4·13 총선을 통해 당에 강렬한 옐로우카드를 주셨다"고 언급한 뒤 친박 지도부를 겨냥, "8개월 간 실상 제대로 한 게 없다. 호가호위와 충성경쟁만이 있었을 뿐"이라며 "국회엔 일방적으로 정부의 뒤만 좇는 행정부 부속정당만 있었을 뿐 입법부 의석 제1당인 새누리당은 없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진정한 보수는 진보정당의 급발진, 과속주행이나 수구보수의 퇴행적 후진주행과는 달리 현실과 이상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며 우리 사회를 끊임없이 변화시켜나가는 게 그 본래 모습"이라며 "시대변화에 발맞춰 나가는 진정한 중도보수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