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그 어느 해보다 매서운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장기불황 속 ‘수주 절벽’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으면서 업계 최대 행사마저 없던 일로 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모양새다.
국내 조선업계가 그 어느 해보다 매서운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장기불황 속 ‘수주 절벽’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으면서 업계 최대 행사마저 없던 일로 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모양새다./미디어펜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오는 22일로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13회 조선해양의 날’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정이 취소된 것은 지난 2004년 행사가 개최돼 온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조선해양의 날은 상선 수주 1000만톤을 돌파한 1997년 9월 15일을 기념하기 위해 2004년부터 매년 9월경에 열렸다. 이 자리엔 주요 조선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총 집결해 공로자에 대한 포상을 진행하는 등 업계 최대 연례 기념행사로 자리잡아왔다.
올해는 당초 9월 23일로 일정을 잡았지만, 11월 초와 12월 말로 두 번이나 일정을 연기하다 아예 행사를 접기로 했다. 이는 극심한 수주절벽과 함께 구조조정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업계의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던 국내 업체들은 최악의 수주가뭄 속에 신음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수주 목표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지만 연말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연초 195억 달러로 잡은 수주목표를 95만 달러로 하향 조정했지만, 현재 달성률은 65%에 그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연초 목표 108억 달러를 62억 달러로 줄였지만, 현재 수주액은 13억 달러, 달성률은 21% 수준이다. 삼성중공업도 수주액이 8억 달러로 목표 달성률은 15%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 상황이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 크게 부진한 상황”이라며 “앞으로의 시장전망이 역시 불확실성이 커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