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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코스닥, 국민연금 등에 업고 조만간 다시 비상할까?

2016-12-17 07:00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올 하반기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중소형주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매수세에 힘입어 내년에 반등세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는 올해 7월 25일 장중 710.42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7일 장중 573.54까지 추락했다.

이에 비해 코스피지수는 지난 2월 12일 장중 1817.97까지 떨어졌다가 올 9월 7일 2073.89까지 치솟았다. 16일 장에서도 2042.24로 마감하는 등 건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이 하반기 들어 힘없이 주저앉은 반면, 코스피는 하반기에 오히려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중소형주를 비롯한 코스닥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화살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으로 향했다. 특히 지난 6월 국민연금이 위탁 자산운용사에 제시한 벤치마크(BM) 지수 복제율 가이드라인이 중소형주 하락의 ‘주범’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따르면 순수주식형, 장기투자형, 대형주형은 벤치마크지수의 50% 이상, 사회책임투자와 가치주형은 60% 이상, 중소형주형은 20% 이상을 복제해야 해 자연히 중소형주를 담을 여유가 줄어든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에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올 7월 2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646억원을 내다팔았다. 다만, 200조원에 육박하는 코스닥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지수 하락의 주범이 연기금을 비롯한 국민연금으로 몰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럼에도 논란이 지속되자 국민연금은 내년 1월부터 벤치마크 복제율을 가이드라인을 폐지키로 했다. 이에 내년부터는 중소형주를 포함한 코스닥지수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국민연금은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매출 300억원 이상, 반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 5억원 이상 종목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내부 지침도 폐지하면서 중소형주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또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정치 외압 논란으로 다소 지체되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1조3000억원을 국내 증시에 투입키로 한 것도 중소형주 상승세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다른 연기금 역시 국민연금을 따라 국내증시에 자금을 넣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시장의 오해든 사실이든 국민연금이 중소형주를 매도해 주가가 떨어졌다는 논란이 커졌다”며 “이번 조치에 연초 효과에 대한 기대로 중소형주가 강세를 나타낼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기금의 자금 투입만으로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매수 금액이 중소형주를 상승시키기에는 부족할 뿐 아니라, 중소형주 상승세를 이끌었던 제약·바이오주는 쉽게 말해 ‘한물 갔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과 중소형주 주가는 성장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달할 때 가장 빠르고 강하게 상승하는데 기대감을 받았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성장성에 대한 회의가 불거진 것”이라며 “흘러간 물이 다시 돌아와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국민연금이 증시안정기금도 아니고 국민의 노후를 위한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라며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이나 업종이 없는 중소형주에 꼭 투자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도 이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상장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대부분 중소형 제약·바이오주는 대부분 매출이 작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상장 2년이 지나면 문제 기업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용구 연구원 역시 “내년 1월을 넘어서면 실적장세로 들어가는데 중소형주가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증거가 별로 안 보인다”며 “내년 증시도 ‘중후장대’를 비롯한 대형주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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