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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국민없이 친·비박 무슨소용…1월 귀국해 누구든 만날것"

2016-12-21 09:21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분당 기로에 놓인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에 대해 "국민이 없는 상황에서 정당이 무슨 소용인가. 비박, 친박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1월 중순쯤 귀국을 예고하면서 지난 임기 활동을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뛰었다. 능력 부족으로 다 성취하진 못했다"고 몸을 낮춘 뒤 "비판과 칭찬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어떤 계층과도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나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순실 파문을 "사회적 적폐"라고 진단한 뒤 이처럼 국내 정치에 목소리를 냈다.

대권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반 총장은 '향후 글로벌 외교 지도자로서 기여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 단계에선 제가 자라고 태어난 곳에 기여하는 게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국제적인 일도 겸해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대권 의지를 묻는 질문에도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게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몸 불살라서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피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다만 '제3지대', '중간지대'로 표현되는 신흥 정치세력으로 자리잡을지에 대해선 "아직도 11일 임기가 남아있어 대외적으로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어떤 계기가 되든 국가 발전과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몸을 사리지 않을 것"이라고 정계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반 총장은 또 최순실 파문으로 정치적 위기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면서 좌우 진영을 모두 고려한 듯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국민이 선정(善政)의 결핍에 대해 분노와 좌절을 느끼고 있다. 사회적 적폐가 드러났기 때문"이라며 "우려와 실망감, 좌절감은 현재 정치를 하고 계신 분에 대한 여러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을 포함해 특정인을 언급한 건 아니다"며 "촛불은 시스템의 잘못, 지도력의 잘못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애매한 입장을 덧붙였다.

'노무현 정부를 배신했다'는 야권의 평가에 대해선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건 정치적인 공격이다. 신뢰가 없었다면 유엔 사무총장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논란에 대해 "(현직) 총장으로 있는데 그것도 어렵다. 2011년 부산 국제회의때 참배를 했고, 권양숙 여사와도 얘기를 하며 조의를 표하며 '늦게 와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매년 새해가 되면 권 여사께 전화를 드렸다"고 해명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4·19도 거쳤고 광주 민주화항쟁, 6월 항쟁도 거쳤다. 32년 군사독재도 거쳐 진정한 의미의 민주정부를 세웠다"

그러면서도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만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많은 자원을 쓰고있는 게 안타깝다. 북한이 더 늦기 전에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활동하는 게 간절한 소원"이라고 비판의식을 드러냈다.

반 총장은 지금까지 과거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운동을 호평한 데 대해선 "특별한 지도자를 찬양한 건 아니다. 제가 보고 느낀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농촌사회의 국민의식도 개조하면서 지역을 발전시키는 광범위한 사회적 운동이었다고 국제사회가 평가한다"면서 "정상외교를 통하면 더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군정으로 시작했던 박정희·전두환 정부와 노태우 정부에 대해 "군사독재 32년"이라고 지칭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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