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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두 형제는 왜 '덤앤더머' 바보 콤비인가?

2016-12-25 09:5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조우석 주필

집권여당 새누리가 재앙에 가까운 패착을 거듭하고 있다. 집단 탈당 이후 만든 개혁보수신당(약칭 보수신당)은 물론 새누리 잔류파 양쪽이 함께 헤매는 국면이다. 이 정도라면 이념적 백치 새누리당이 쪼개진 뒤에도 '덤 앤 더머'바보 콤비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뜻이다. 

원인도 같다. 양쪽 다 이념적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좌파 코스프레를 반복하는 게 구조적 문제다. 이런 상황이 거듭된다면 최순실 게이트 이후 보수 가치의 재건이란 화두가 공염불이고, 대한민국 이념적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겠느냐가 문제되는 수준이다.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지 않을 텐데, 상황은 이렇다. 김무성 등 34명은 "가짜 보수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친박계와 갈라선 뒤 보수신당 신장개업을 했다. 그런 저들이 지난주 첫 회의에서 합의한 것부터 가관이다. 모호한 '개혁적 보수'를 앞세운다는 데 덜컥 합의했고 안보는 보수, 나머지는 좌클릭으로 달려 중도(中道)를 차지한다는 구상이다. 

김무성 등 34명은 "가짜 보수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친박계와 갈라선 뒤 보수신당 신장개업을 했다. '따듯한 보수' '개혁적 보수' 타령을 반복해온 배신의 아이콘 유승민을 포함한 나경원의 수준을 드러낸 것뿐이다. '중도', '통합', '따듯한 보수' 어쩌구란 헌법4조가 명문화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뜻이다./사진=연합뉴스


김무성-유승민-나경원의 중도 타령 지겹다

그럴싸해 보이는가? 아닌 건 아니다. 그건 '따듯한 보수' '개혁적 보수' 타령을 반복해온 배신의 아이콘 유승민을 포함한 나경원의 수준을 드러낸 것뿐이다. '중도', '통합', '따듯한 보수' 어쩌구란 헌법4조가 명문화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 속물 이념가, 위선적 정치인은 십중팔구 좌익 콤플렉스를 품고 있기 마련인데, 일테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양날개론에 알게 모르게 오염됐다. 그건 자유민주주의-사회주의가 함께 가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표현으로, '좌익의 스승' 리영희식의 감성논리가 아니던가?

한국사회 심장부까지 파고 든 양날개론의 폐해는 리영희 말년에서 쉽게 확인된다. 본래 마오주의자로 출발했다가 소련-동구 몰락 이후 종북으로 방향을 튼 그 얼뜨기 친구는, 남-북이 반반씩 합치자는 체제수렴과 함께 북핵 옹호로 치달았다. 명백한 정치적 파산, 지적 몰락의 함정이었다. 

즉 리영희의 잘못된 눈에 대한민국은 타락한 체제다. 반면 북한은 "평등과 나눔 그리고 인간적 협동의 철학"을 가졌으니 받아들여야 한다는 헛소리다. 리영희야 그렇다쳐도 그런 잡탕 이념을 받아들이려는 보수신당이 실로 한심하다. 더 가관은 새누리 잔류파다.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장에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내정했는데, 이게 다시 문제다. 2006년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경력도 있으니 별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익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는데, 인명진이 '위장 보수'라는 이유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위장 보수' 인명진의 음험한 실체

실제로 그는 1970년대 도시산업선교회, 일명 '도산' 출신의 좌파 목사다. 한상렬과 함께 종북 목사 문익환이 길러낸 제자이기도 하다. 일례로 그는 올 3월 한 좌익 모임에서 대북 인도지원과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해결하자는 헛소리도 했다.

사드 배치 논의 중단 주장도 빠뜨리지 않았는데, 이게 우연일까? 그의 낡은 좌익형 머리는 해방신학(카톨릭+공산주의)에 바탕을 둔 계급투쟁으로 가득 차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예전 손석희가 MBC라디오를 진행할 때 패널로 출현해 이 따위 발언도 했다.  "미우나 고우나 같은 핏줄을 나눈 동포이고 이웃이 아닌가?… 아이티 지진참사나 파키스탄 홍수가 났을 때에도 열심히 모금도 했었다. 그런데 가까운 데서 어려움이 일어났다면 당연히 돕는 게 도리다."

2008년 광우병 당시 발언도 인명진스럽다. 그는 촛불 배후론을 잡아떼면서 "많은 분들이 할 일 없어 불을 켜들고 나오겠느냐?"고 했다. 인명진이 그런 위인이라면, 새누리는 적(敵)을 불러들여 자기 몸 수술을 맡긴 바보집단이란 뜻이다. 새누리가 뭐라고 변명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혁명놀음'에 빠진 미친 신문 중앙일보

답이 안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이념혼란이 집권여당의 문제만은 아니며, 조중동도 어슷비슷하다는 점이다. 그들도 한결같이 속물적이고 이념적 백치인데, 일테면 12월13일자 중앙 사설은 충격이었다. 인식 수준도 그러하거니와 구사하는 말이 조야(粗野)하고 살벌했다.

새누리당 내 친박 그룹을 "좀비 연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지칭했다. 이정현 전 대표, 김진태 의원 등을 가리켜 '친박 8적(賊)'이라고 규정한 것도 실로 난폭했다. 지난 2개월 최순실 게이트 기간 동안 완전히 혁명놀음에 빠진 듯한 이 황당한 신문의 그날 사설의 결론도 가관이었다.

"친박 세력이 완전히 죽어야 보수가 재건된다. 촛불민심 같은 거대한 불길로 친박을 몰아내야 한다" 원 세상, 이런 최악의 선동이 다 있을까? 독자로선 어안이 벙벙할뿐인데, 이 따위 발언에 항의도 못한 채 주눅 든 새누리는 또 뭔가? 

정신을 차리자. 2년 반 전 헌재는 통진당 해산 결정문에서 통진당 주도세력과 북한이 현란하게 내세우는 "가면과 참모습" 사이를 분간하지 못하는 광장의 중우(衆愚), 기회주의 지식인-언론인, 사이비 진보주의자들에 대한 따끔한 경고의 메시지를 집어넣었다.

그건 리영희 식의 양날개론, 중도 타령 따위에 현혹된 우리 모두에 대해 주는 썩 훌륭한 조언이었다. 새가 날 때 양 날개도 중요하지만 머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주는 충고였다. 지난 2개월 최순실 게이트 국면은 그게 다시 한 번 그 가치가 흔들렸다. 그래서 지금 한국사회는 '거의 망조(亡兆) 든 나라'다.

이념적 합의가 깨진 데 이어, 덤 앤 더머 수준의 집권여당이 정치적 금치산자 그룹으로 돌변한 국면이니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고통스럽게 물어야 한다. 대체 이 구조를 어떻게 혁파할 것인가? /조우석 주필       

[조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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