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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다시 품는 LG화학…그룹 심장박동 더 빨라진다

2016-12-27 11:52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미디어펜=김세헌기자]LG화학이 그룹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을 예정대로 내년 1월 1일 합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연 얼마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지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G화학 생산공장 / LG화학 제공


이번 합병으로 LG화학은 레드바이오(의약)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LG생명과학은 장기 안정적 투자재원 확보로 신약개발에 선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보편적 시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LG그룹 차원의 미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양사의 전략적 요구와도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에너지, 물, 바이오 등 3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 4월 팜한농을 인수해 그린바이오 분야 진출을 본격화했다.

1953년 한국농약으로 설립된 팜한농은 그동안 한농, 동부한농화학, 동부한농, 동부팜한농으로 이어지며 60년 넘도록 국내 농자재 산업 등 바이오 분야를 이끌어온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LG화학은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인지도·선호도가 높아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팜한농 브랜드를 유지했다.

팜한농은 국내 작물보호제 시장점유율 1위(27%), 종자·비료 시장 점유율 2위(19%) 업체다. 지난해 매출 6283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을 거뒀고 임직원(자회사 포함)은 1055명이다.

국내 생산거점 10곳, 종자가공센터, 연구소 2곳, 영업지점 42곳을 두고 있고 중국·호주에 해외거점을 뒀다.

그린 바이오 분야는 미래 식량문제 해결의 핵심 분야로 세계 시장규모는 2014년 1000억달러에서 2020년 1400억달러로 연평균 약 6%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점유율 상위 6개사는 연평균 영업이익이 15%에 이를 정도로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출범 당시 대표이사인 박진수 부회장은 "팜한농으로 새롭게 거듭난 만큼 글로벌 그린 바이오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도약하자"며 적극적인 투자와 M&A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이번 합병은 시장규모와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레드바이오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오른쪽)이 올해 초 충북 청주공장을 방문, 수처리 필터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LG화학 제공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과거 같은 회사였으나 LG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분리됐다가 이번에 약 15년만에 다시 합쳐지게 됐다.

LG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을 위해 2001년 4월 LG화학을 LGCI, LG화학, LG생활건강 3개사로 분할했다. 이후 2002년 8월 LGCI에서 LG생명과학이 분사해 독립회사로 출범한 바 있다. 

LG화학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레드바이오는 붉은 혈액을 상징하는 것으로 의료·제약분야 바이오 사업을 포괄한다. 세포치료제, 항체치료제 등 바이오기술을 접목해 새롭게 개발하는 바이오신약 분야 등을 의미한다.

레드바이오는 세계시장 규모가 1100조원이며 2020년까지 연평균 5%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이번 합병을 통해 LG화학이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에 이어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며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LG생명과학과의 합병은 레드바이오 사업에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LG생명과학이 이미 바이오 의약품, 합성신약에 대한 개발역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9.8%에 달할 만큼 기존 사업만으로도 견고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의학·약학 분야와 접목된 생명공학을 일컫는 레드바이오 시장은 그 규모와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LG화학은 보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합병으로 LG생명과학이 장기적·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해 신약 개발 등 시장 선도를 위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합병 이후에는 레드바이오 사업 조기 육성을 위해 기존 LG생명과학 연간 투자액(1300억원)의 3배가 넘는 3000억~5000억원을 매년 연구개발(R&D), 시설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린바이오(팜한농)와 함께 바이오 사업에서 2025년 매출 5조원대의 글로벌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회사 전체로는 2025년 매출 5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 5 화학회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LG화학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은 세포 치료, 당뇨, 자가면역, 프리미엄 백신 등 다양한 신약 과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양사 합병 이후에는 현재 진행중인 사업을 조기에 안정화시키면서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 전략과 새로운 비전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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