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조사한다며 칼을 빼 들었다. 어이가 없다. 블랙리스트라는 것의 실체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만 명에 가까운 명단은 이미 공개적으로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렸던 사람들의 명단일 뿐이고, 그러다 보니 단지 문화분야와 이름만이 등록되어 있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자료일 뿐이다.
또한, 그 명단 중에는 연극계의 이윤택씨나 문학계의 박범신 작가 등 수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충분히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염동열 의원의 자료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나선다는 것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정치쟁점화 하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보이질 않는다.
문화계에 정치적으로 변질된 좌파 이념 세력들이 겨우 만 명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 98%의 문화계를 좌파가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이문열 작가나 필자의 주장과 상관없이 문화계의 좌파들도 스스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편향된 문화계에서 사실 그런 블랙리스트는 별 의미가 없다. 진짜 제대로 한 것이라면 수십만 명을 적어도 모자랄 판이 바로 문화계다. 차라리 그런 수고를 하느니 문화계 몇 안 되는 우파 리스트를 만드는 게 더 현명하다.
한국예술인총연합회(예총)이 우파라고 굴레를 씌우는 모양새지만, 그들 역시도 이번에 시국선언을 하며 자기 살 길만 찾는 노후화되고 이젠 사라져야 될 존재들일 뿐이다. 그렇게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하는 자료는 사실 블랙리스트가 아닌 문화계의 현실을 일부 보여주는 자료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특검은 이 말도 안 되는 것을 조사하겠다고 한다. 나머지 생각이 다른 2%의 문화인들을 말살하려는 그들의 비겁하고도 추악한 공격을 앞장서서 지원하는 좌파 문화계의 대변자들이 특검이란 말인가?
저들이 주장하는 것 중에 고의적으로 심사를 탈락시켰다는 주장에 필자는 코웃음을 쳤다. 이미 문화계에 지원되는 모든 지원사업의 심사위원 대부분을 그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무슨! 필자도 예전에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 지원사업에 심사를 한 적이 있다.
반국가적인 다큐멘터리가 지원을 했는데 그건 이미 두 번이나 지원을 받았음에도 같은 주제로 또 지원을 신청했었다. 그래서 필자는 그 작품을 1차로 떨어뜨렸었는데, 그게 다시 테이블에 올라왔다. 다큐 부분을 맡았던 다른 심사위원이 자기가 본 것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다른 심사위원들의 다큐 지원작들을 다 보고 찾아내겠다는 이유로 기어이 그 작품을 살려낸 것이다.
또한, 심사를 공정하고 균형 있게 해달라는 당시 조희문 영진위원장의 통화를 심사에 개입했다며 퇴진운동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결국 조희문 위원장은 물러났고, 필자도 영진위 심사를 다시는 하지 못하게 됐는데 그게 노무현이나 김대중 정권 때도 아닌 MB정부때의 일이었다.
문광부나 그런 문화관련 조직들은 이미 그렇게 장악이 끝나 있는 상태였다. 또한, 필자가 독립영화전용관을 운영할 때 그들은 자신들이 국가공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은 제외한 채 정부가 자신들의 것(?)을 도둑질했다고 주장했다.
국가의 재산을 위탁 받아 운영하던 그들은 그것이 자신들의 재산이라 주장한 것이다. 그들의 공격은 국회로까지 넘어가서 왜곡되고 비틀린다. 당시 필자는 영화협회의 이사장 자격으로 전주영화제에 참석하면서 법인카드를 썼는데, 그것이 국감에 올라가 당시 최문순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금을 유용한 것처럼 주장했다.
놀라운 것은 그 자료가 필자가 문광부에 제출한 자료를 고의적으로 조작했다는 것을 발견해 문광부와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 측에 원본 자료를 제출했지만 아무런 수정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던 말던 문화계는 그 견고한 조직력이 변하질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매번 정권이 바뀌면 문화계 블랙리스트 같은 말도 안 되는 음모를 만든다. MB때도 그러했고, 그건 현 정부 들어와서도 오히려 더 견고해진 듯 하다.
자기들만의 철옹성이라고 믿었던 문화계 정치 부역자들은 MB때의 충격을 극복하고 나서 더욱 노골적인 공격 양상을 보였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영화인들은 발 빠르게 광화문의 세월호 천막을 만드는데 돌입한다. 온라인상에 방을 만들어 영화인들을 초대하고 그 안에서 지령이 전달되고, 그 지령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들을 통해 SNS로 전파되고 대중들을 선동하기 시작한다.
그 일을 주도했던 자가 바로 시국선언에 참여하고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는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의 '고영재'란 자다.
영화인들이 만든 세월호 관련 밴드 http://band.us/#!/band/49839440 메인 화면! 내용을 보면 세월호와 정치적인 이야기들만 넘쳐난다. 이들은 과연 영화인인가 아니면 문화권력의 대변자들인가?
세월호 천막농성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독협 고영재 대표의 글.
재미있는 사실은 그 방 안에 필자와 같은 우파 문화인이 있었다는 것이고, 그는 이번 블랙리스트라는 명단에도 들어있다는 것으로 그 리스트가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한독협은 태생부터가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독립영화협의회라는 곳에서 갈라진 이 단체는 김대중 정권과 함께 탄생했고,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막대한 지원을 받으면서 배부른 돼지가 되었다.
광화문 일민미술관 5층의 미디액트,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서울독립영화제 등 독립영화에 관한 것은 그들이 전부 도맡아 국가사업을 진행했다. 그들이 얼마나 아무렇지 않게 국가의 세금을 해먹었는지는 예전 광화문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의 내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문광부 내에는 어처구니 없게도 독립영화관 전용관이 들어서 있었고, 그곳에서는 한 달에 한 두 번 독립영화가 상영되고 자기들만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그 운영비로 억 단위의 지원금이 또 그렇게 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지원들과 독립영화 전용관의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정부는 비정상적인 지원을 바로잡으려 했지만 그들은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지원을 받으며 정부를 공격하고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우파 영화인들 죽이기에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그들의 정부에 대한 공격은 죽어도 자기 밥그릇은 뺏기지 않겠다는 거지근성의 발로였던 것이다.
그와 똑 같은 행태가 지금 문화계 블랙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다. MB때도 문화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우파문화 양성에 관련된 자료가 빠져 나왔는데, 이번에는 그보다도 실체가 더 없는 블랙리스트로 바뀌었을 뿐 그들의 대응은 똑 같았다.
국회의원이 문제제기를 하고, 기사화가 된 다음, 문화계가 들고 일어나고, 유명 스타들이 깨시민인 양 주접을 좀 떤 다음에, 다시 국회원들이 받아 정치적으로 활용한다. 예전엔 최문순이었고, 이번엔 도종환 의원으로 감독이 바뀐 것 빼고는 엑스트라들은 모두 같다.
최순실과 차은택이라는 걸출한 스타의 등장으로 그들은 이번에 확실한 흥행을 단정짓고 있다. 두 주인공을 앞세워 그들은 자신들이 온갖 국가세금을 날로 먹던 그 화양연화의 시대를 다시 만들려 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확실하게, 그보다 더 많이 먹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 늘어난 문광부 예산도 다 해먹고, 문화관련 국가사업들 모두를 자신들의 밥그릇으로 만들기 위한 악다구니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국내최대의 국가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에 5조4천억, 문광부 국가보조사업 3조6천억을 먹는 것도 모자라 차은택이 망가뜨려 놓은 문화융성관련 사업들을 모두 자기들 손아귀에 집어넣기 위해 발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융성은 지금의 참혹한 모습과는 다르게 실제로 현 정부가 미래 먹거리,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4차산업 혁명의 중요한 화두였음에도 그들은 개의치 않는다. 그 기조는 중요한 한국의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한국문화계의 정상화는 필요 없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모든 국가의 세금을 날로 먹겠다는 아주 좋은 구실에 불과할 뿐이다.
어떤 정부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자신들의 정책기조에 맞게 국가 사업을 재편하게 되어 있다. 김대중 정권은 영화진흥공사를 영화진흥위원회로 아예 시스템 자체를 바꾸어 버렸고, 노무현 정권에서는 모든 문화계 인사들을 좌편향 인물들로 대거 포진시키면서 문화계 좌편향을 극대화시키는 대단한 업적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 폐해는 실로 심각할 정도다. 이념편향적인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지원정책 자체에 문제가 심각한데, 그 것은 지원은 하면서도 그 지원만큼의 작품들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성과식 관료주의에 찌든 문광부의 무차별적 지원 정책들은 이런 좌파 문화계의 거지근성과 맞물려 오히려 한국 문화계의 질적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
지원금 받고 대충 만들어도 넘어가고, 다음에 또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작품에 대한 생존력이 떨어지고 그것은 전체적인 문화계의 하향평준화를 이루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 곳에 아까운 국민의 세금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고 말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뜯어 고쳐야 한다. 좌파정권도 그리 했듯이! 거기에 맞물려 한국은 4차산업 혁명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끌어내야 하고, 그 새로운 시대에 문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현 정부는 알았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비록 차은택이 천벌 받을 행위를 했고 우파문화인들의 씨까지 마를 수 있다는 것에 필자도 화가 나지만, 그것이 거대한 한국문화계의 변화와 생존 문제를 외면하는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 문화융성은 한국문화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다양한 문화를 즐길 대중들의 권리를 위해서도 지속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문화권력들은 자신들의 밥그릇만을 챙기기 위해 있지도 않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황당하게도 특검은 그것을 수사하겠다고 한다. 그 자체가 썩어버린 문화권력의 실체 없는 거짓말이고, 특검의 그 행동 자체가 선전선동의 수단이라는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특검은 한국 문화계를 정치적으로 변질시킨 문화권력의 꼭두각시들인가? /최공재 영화감독
[최공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