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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내 안전대책 개선안…"블랙리스트 관리, 탑승거부조치"

2016-12-27 20:58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대한항공이 기내 폭력 전력이 있는 승객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해 탑승거부하고 승객의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테이저건을 적극 활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선된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객실훈련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내 안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기내 폭력 전력이 있는 승객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해 탑승거부하고 승객의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테이저건을 적극 활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선된 안전대책을 발표했다./미디어펜



이날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기내 폭력 전력이 있거나 음주 후 난동을 부리는 승객은 블랙리스트로 관리해 탑승을 거절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행위를 탑승 거부 대상에 포함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지 사장은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 프레스티지석에서 만취해 폭력을 행사한 임범준(34)씨에게 탑승 거부 고지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승객을 공식적으로 탑승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씨는 이달 말과 1월에도 대한항공 항공편을 예약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창훈 사장은 또 "여승무원이 완력을 행사하는 승객을 제압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만큼 남승무원 채용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 승무원 총 7000여명 가운데 남승무원은 10%인 700여명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기내난동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진압을 위해 테이저건 사용 조건·절차와 장비를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테이저건 사용 조건이 '승객이나 승무원의 생명 또는 신체의 긴급한 위험이 있거나 항공기 비행 안전 유지가 위태로운 경우'로만 명시돼있었다.

대한항공은 이 조건이 광범위해 승무원들이 테이저건 사용을 주저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고 기내난동 시에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매뉴얼을 손질했다.

난동승객에게 1차로 경고를 하고 이후 스턴건(테이저건에서 카트리지를 뺀 상태로 신체에 갖다 대 충격을 가함)을 사용해도 진압되지 않으면 테이저건을 쓸 수 있다.

몸을 포박할 때 쓰는 포승도 지금은 직접 매듭을 묶어야 하는 형태이지만 앞으로는 올가미를 씌워 잡아당기면 자동으로 조여지는 신형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전 승무원을 대상으로 현장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한 항공보안훈련도 실습 위주로 강화하기로 했다.

실제 객실과 똑같은 목업(Mockup·실물모형)에서 유형별 모의 실습을 하는 과정을 추가하는 한편 제한된 공간에서 기내 보안장비를 활용해 상황을 제압하는 훈련을 반복할 계획이다.

관리자급인 객실사무장과 부사무장은 항공보안 훈련 횟수를 현행 연 1회에서 3회로 늘리고, 연 1회 외부 전문가로부터 위탁교육까지 받도록 해 전문성을 확보한다.

지창훈 사장은 "최근 기내난동이 빈발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어 항공사 차원에서 강하게 대응하려는 것"이라며 "난동승객을 엄중히 처벌하고 기내 안전문화가 정착되도록 법적인 보완 역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번 최근 기내난동 사건에서 승무원들의 대처가 적절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인규 안전보안실장은 "당시 승무원이 여러 승객이 엉켜있는 상황임을 고려해 스턴건을 쏘려 했고 조준만 했는데도 임씨가 바로 순응하자 쏘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조건상 맞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이어 기내난동 상황을 가정해 승무원이 훈련하는 교육내용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훈련 교관은 승무원들에게 "테이저건은 비살상무기이므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사용하도록 하고, 위협만으로도 제압이 가능하므로 단호하게 경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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