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경제계가 2017년 정유년(丁酉年)에는 “기본으로 돌아가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자”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요 경제 단체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기본원칙을 확립해 새로운 미래의 기틀을 다지는 새해를 만들자고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후폭풍에 신음하고 있는 경제계는 자기반성과 체질 개선을 통해 국가 경제 부흥에 밑거름이 되겠다는 각오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왼쪽부터), 허창수 전경련 회장, 김인호 무역협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새해를 맞아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지렛대 삼아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대외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잘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말을 꺼낸 박용만 회장은 “경제 사회의 기본원칙을 확립하고, 경제 주체들이 각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어떤 도전도 극복할 수 있다. 경제 재도약도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박용만 회장은 ‘경제의 기본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을 중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정부와 기업, 온 국민이 하나로 힘을 모아 국가사회의 대변화를 이루고, 새로운 미래의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정경유착의 연결고리로 지목되며 위기에 놓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허창수 회장은 조직의 쇄신을 통해 경제에 이바지하고 국민께 사랑받는 단체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허 회장은 새해에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수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대내 환경 역시 쉽지 않다. 소득증가 부진과 소비심리의 위축 등으로 민간소비 침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초심’을 강조한 허 회장은 “어려울 때 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 기업은 기업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경쟁력을 높여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도록 더욱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새해 경제 환경을 우려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기술과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디지털 경제가 확산하면서 무역구조에 큰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과 불가측성이 심화되는 점도 불안 요소로 진단했다.
김 회장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무역업계는 양적 성장을 통한 성공방식의 한계를 직시하고 과거와 다른 새로운 도전과 혁신으로 무역의 질적 고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원 경총 회장(왼쪽부터), 강호갑 중견기업연합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현시점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은 일자리 창출과 유지”라며 “예년과 다른 결연한 자세가 요구된다. 노동계도 일자리 창출에 우리 자녀의 미래와 나라 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인식 하에 협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을 중요 과제로 지적했다. 강 회장은 “지원 또는 규제로 양분되는 수준의 산업정책으로는 더는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 발전 토대를 구축할 수 없다”며 “극소수 대기업의 성과에 국가 경제 전체가 좌지우지되는 허약한 경제 체질을 뿌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새해를 전망하는 키워드로 '살아 돌아오길 기약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는 뜻의 파부침주(破釜沈舟)를 꼽았다. 불안감이 크더라도 공동체의 힘과 지혜를 모아 난국을 헤쳐나가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박성택 회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와 중소기업의 펀더멘털을 약화시키고 사회 갈등만 조장할 수 있는 복잡·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끊임없이 감시하겠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확산하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